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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안의 숲

글 : 케네디 원 사진 : 팀 레이먼

짜디짠 바닷물에서 번성하는 맹그로브 숲. 어류에서 조류,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명체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는 홍수림은 놀라운 생명력과 환경보호 능력으로 해안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맹그로브는 거칠고 험한 경계지대에 살고 있다. 육지와 바다의 경계에 뿌리내리고 있는 이 식물계의 양서류는 열기로 바짝바짝 마르고 진흙이 짓누르며 염도가 높아 여느 식물은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는 풍토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맹그로브 숲(홍수림)은 세상에서 가장 비옥하고 생물학적으로 가장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새들은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갑각류와 연체류는 뿌리에 들러붙어 살며 뱀과 악어는 숲으로 와서 사냥을 한다. 맹그로브 숲은 물고기의 산란장인 동시에 원숭이와 사슴, 나무타기게(사각게류), 캥거루의 먹이 공급원이다. 또한 박쥐와 꿀벌은 꽃에서 꿀을 얻는다.


모든 맹그로브를 통틀어 한두 마디로 딱 부러지게 정의할 순 없다. 야자나무와 무궁화, 감탕나무, 갯질경이, 쥐꼬리망초, 콩, 도금양 등 24개 과에 70여 종의 맹그로브가 속해 있다. 낮게 깔린 관목이 있는가 하면 높이가 60m나 되는 재목도 있다. 맹그로브가 가장 많은 곳은 원산지로 알려진 동남아시아지만 세계 곳곳에서 맹그로브를 볼 수 있다. 맹그로브는 대부분 북위 30˚와 남위 30˚ 사이 더운 지역에 분포한다. 그러나 일부 튼튼한 녀석은 온대기후에 적응하기도 했다. 사는 곳이 서로 다르지만 녀석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적응의 귀재라는 것이다. 맹그로브는 한외여과 장치로 상당량의 염분을 걸러내고 복잡한 뿌리 조직을 통해 조간대에서 살아남는다. 진흙 밖으로 튀어나온 스노클 같은 뿌리(호흡근이라고 부름)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녀석도 있고, 지주근(받침뿌리)을 이용해 조간대의 부드러운 퇴적물에서 줄기를 똑바로 세우는 놈들도 있다.


맹그로브는 땅을 만드는 데도 선수다. 맹그로브의 뒤엉킨 뿌리는 강물에 실려온 퇴적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걸 막아주고, 가지와 줄기는 파도의 침식작용을 약화시키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식물인 맹그로브가 전 세계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 염전과 양식장, 주택단지, 도로, 항만시설, 호텔, 골프장, 농장 등이 맹그로브 숲을 몰아내고 있다. 그리고 석유 유출과 화학물질 오염, 과도한 퇴적물, 물과 염분 비율의 변화 같은 수많은 간접 요인으로 맹그로브가 죽어가고 있다. 2004년 인도양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하자 맹그로브를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잠시나마 힘을 얻었다. 맹그로브 숲이 온전하게 남아 있던 곳에서는 숲이 천연 방파제 구실을 하여 파도를 막아준 덕에 재산 피해를 줄이고 인명을 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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