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세상
글 : 제임스 맥브라이드 사진 : 데이비드 앨런 하비
힙합의 근원이 뉴욕의 사우스브롱스이든지 서부 아프리카의 마을이든지 힙합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기 원하는 세대를 대변하는 음악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내게 악몽이 있다면 이런 것이다. 딸이 어떤 녀석을 집에 데리고 와서 “아빠, 우리 결혼해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녀석이 랩퍼란다. 입 안 가득한 누런 금니에 머리엔 두건을 두르고 근육이 울룩불룩 불거진 팔뚝과 건들거리는 품. 잠시 후 나는 점점 더 깊이 악몽의 나락 속으로 빠진다. 어느새 손자들이 거실에서 우당탕 뛰어다니고 그들이 듣는 음악으로 내 위선은 폭로된다. 젊었을 땐 나 역시 나만의 음악, 나만의 소리에 심취했던 얼간이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젊었을 적 내 모습을 빼다 박은 녀석의 얼굴을 처음 본 날을 저주하고 녀석의 이름을 처음 들은 날을 한탄한다. 멜로디도, 논리도, 악기도, 운(韻)도, 하모니도 없고, 처음도, 끝도, 중간도 없는, 음악 같지도 않은 음악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끔찍한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바로 랩 말이다. 나의 시대는 가버렸다. 이젠 녀석의 세상이다. 그리고 난 거기 살고 있다. 말하자면 힙합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