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글레이셔-워터톤 호 국립공원

글 : 더글러스 H. 채드윅 사진 : 마이클 멜포드

2030년이면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가 다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청록색 호수, 로키양, 5000m 쯤 되는 봉우리가 남아 있는 한 글레이셔-워터턴 호 국립공원은 영원히 멋진 곳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득한 고지에 위치한 글레이셔 국립공원. 이곳은 밝고, 굳세고, 결코 길들일 수 없는 모든 것이 모여드는 곳이다. 늑대, 흰꼬리뇌조, 쓰나미처럼 대분수령을 강타하는 폭풍과 그 바람을 타고 창공을 가르는 검독수리, 200년이나 됐지만 큰뿔양을 가려줄 만큼도 자라지 못한 꼬부랑 나무들, 예쁜 꽃잎을 펼쳐 보이려고 일찌감치 눈을 뚫고 올라온 성미 급한 야생화와 고대의 빙하를 옅게 물들이는 산노을, 그리고 털이 희끗희끗한 늙은 큰곰들. 이 산꼭대기 풍경 사이를 누비다보면 영혼의 문이 활짝 열려 살아 움직이는 이 행성과 대화라도 나누고 싶을 듯하다.
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일이라면 엘크에게, 절벽을 타고 오르는 일이라면 산양에게 맡겨라. 산허리를 올라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곰 엘리베이터’라 불리는 눈사태로 생긴 산사면을 이용하는 것이다. 길고 무더운 여름이 한창일 때도 산비탈 어딘가에는 아직 봄이 남아 있다. 물러가는 눈자취를 따라 해빙수로 촉촉해진 땅 위로 그제서야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계곡 아래에서 지내던 초식성 큰곰들은 따뜻한 계절이 되면 영양과 수분이 풍부한 새순을 찾아 그 먼 산꼭대기까지 올라온다.
로키 산맥은 미국 몬태나 주 중부에서 캐나다 남부까지 400km 가까이 길게 뻗어 있다. 산맥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장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로키 산맥을 ‘북아메리카 대륙의 왕관’이라 부른다. 바로 그 한가운데에 남쪽으로는 미국의 대자연, 북쪽으로는 캐나다 앨버타 주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와 연결되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이 있다. 해발 3km까지 솟아 있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산봉우리들이 몬태나 지역 4000km2와 호수 762개를 둘러싸고 있다. 그중 가장 큰 호수 하나는 수원이 글레이셔 국립공원에 있고 담청빛을 자랑하는 몸통은 국경 바로 건너편 캐나다 앨버타 주의 워터턴 호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인접한 보호구역들은 1932년 세계 최초로 국제평화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과 워터턴 호 국립공원은 둘 다 1970년대에 국제생물권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워터턴-글레이셔 국제평화공원은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95%가 개발제한구역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길이 1000km가 넘는 등산로가 산중턱까지 쭉 이어져 있어 도보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미국 쪽 북부 경계를 따라 사흘간의 힘든 도보여행을 마치고, 공원의 고잉투더선 도로에 주차해둔 차로 돌아가려고 히치하이크를 했다. 그 길은 공원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간선도로로 여기저기 절벽을 깎아 만든 탓에 바깥쪽 능선이 온통 암벽 천지여서 구불구불한 등산로 같은 느낌을 준다. 밴을 타고 지나가던 한 친절한 가족이 나를 태워줬다. 차를 탄 지 채 1분도 안 돼 어머니가 외쳤다. “어머나, 3단 폭포야! 얘들아 사진 좀 찍자꾸나!”
이런이런. 평지 사는 사람들 티를 낸다.
“아까보다 더 높은 폭포야!” 100m쯤 더 갔을 때 이번에는 딸이 외쳤다. 우리는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차를 세웠다. 차가 다시 출발하고 30초쯤 더 갔을 때 아들이 말했다. “오른쪽 위에 폭포다!”
그 길은 제설반이 최근 눈을 치워놓았다. 산봉우리 후미진 곳에는 아직도 30m가량 눈이 쌓여 있었다. 그러나 때는 6월이었고, 공기는 따뜻하고 싱그러웠다. 초여름이면 항상 그렇듯 고지대에서 눈이 녹아 물이 폭포처럼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아빠, 아빠! 차 좀 세우세요!”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