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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의 수학

글 : 빌 맥키번 사진 : 빌 맥키번

화석연료의 연소로 늘어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되돌이킬 순 없다. 하지만 배출량을 꾸준히 감축하면 전 세계적인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얘기는 이렇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280ppm이었다. 그 정도가 적당했다. 물론 인간이 살기에 적당했다는 말이다. 이산화탄소의 분자 구조가 우주로 발산되는 지표면의 열기를 가두었고 이렇게 고정된 온도에서 인간은 문명을 꽃피웠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14℃로 평준화되면서 우리가 도시를 건설한 장소, 우리가 재배하여 먹게 된 곡물, 우리가 마시게 된 식수의 온도 또한 모두 14℃로 평준화되었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이 온도를 기준으로 계절을 구분하게 되었다.
우리가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석탄과 휘발유와 석유를 태우기 시작하면서 280ppm이던 수치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1950년대 말에 탄소량을 측정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미 315ppm이었다. 지금 그 수치는 380ppm에 달하고 매년 약 2ppm씩 오르고 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CO2가 붙잡아두는 잉여열, 즉 지표면 기준 1m2당 2와트에 해당하는 열은 지구를 덥히기에 충분하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이미 0.5℃ 오른 상황이다. 앞으로 대기 중 CO2 농도가 짙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른 온도만으로도 지구상에 얼어 있던 거의 모든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얼음이 녹으면서 계절과 강우 유형이 바뀌고 해수면이 상승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온난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열기가 대기를 덥히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국이 닥칠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예측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없었다. 최근에서야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발표된 일련의 보고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CO2의 한계치를 450ppm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수치를 넘어서면 그린란드와 서남극 빙상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450ppm도 메탄이나 질소산화물같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온실가스를 감안하지 않은 추정치에 불과하다. 어쨌든 이 수치는 전 세계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CO2가 2ppm씩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35년뿐이다.
계산은 단순하다. 그러나 예상되는 결과는 무시무시하다. 지금까지 오직 유럽과 일본에서만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시작했는데 자신들이 설정한 작은 목표치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 총 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을 배출하는 미국은 점점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올해 초 UN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20년에는 2000년에 배출한 양보다 20% 많이 배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중국과 인도도 갑자기 막대한 양의 CO2를 내뿜기 시작했다. 1인당 배출량으로 따지면 미국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인구가 워낙 많고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서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 감축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금 중국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매주 한 개꼴로 세우고 있다. 이는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 배출로 이어질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파국을 피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기술적으로 앞선 국가들이 배출량을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급감시키고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이 석탄에 의존하지 않고도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대대적인 기술이전을 하면 된다. 모두들 해결의 관건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 신속한 감축이 가능한가? 감축을 하고 해외로 기술을 이전할 정치적 의사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