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동물의 지능

글 : 버지니아 모렐 사진 : 빈센트 뮤시

녀석들은 생각보다 훨씬영리하다. 우에크 누벨칼레도니까마귀는 문제를 해결하고 도구를 만들어 쓴다. 한때 영장류만이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 영역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977년 하버드대학교를 갓 졸업한 아이린 페퍼버그는 대담한 실험에 착수했다. 동물에게 말을 걸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내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동물을 기계나 로봇처럼 단순한 존재로 취급하던 시대에 말이다. 아이린은 한살짜리 수컷아프리카회색앵무 한마리를 연구실로 데려와 알렉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영어발음을 따라 하도록 가르쳤다.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 녀석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지 물어보리라 생각했죠.”

 

페퍼버그가 알렉스(지난해 9월 서른한 살 나이에 죽음)와 대화를 시도할 무렵 동물에겐 사고능력이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통설이었다. 동물은 자극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일 뿐 스스로 생각하거나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생각이 다를 것이다. 강아지의 눈빛에 어린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바둑이도 감정과 생각이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게 느끼는 건 육감일 뿐 과학이 아니며,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동물에 투사하는 오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물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습득한 정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걸 어떻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알렉스를 상대로 연구를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미국 매사추세츠 주 브랜다이스대학교 연구실에서 페퍼버 그가 말했다. 페퍼버그는 책상에, 알렉스는 새장 꼭대기에 앉아 있었다. 바닥엔 신문지가 깔려 있고 선반에 쌓인 바구니에는 알록달록한 장난감이 가득했다. 둘은 분명 한 팀이었다. 그리고 둘이 한 팀이 되어 노력한 덕에 이젠동물이 생각할 수 있다는 명제도 황당한 얘기로 취급받지 않는다.

 

뛰어난 기억력, 문법과 기호를 이해하는 능력, 자의식, 남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 모방, 창의력. 이것들은 고등지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들이다. 학자들은 기발한 실험을 통해 동물에게서 이런 능력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있다. 어치는 먹이를 훔치는 녀석이 있다는 것, 감춰둔 먹이가 상할 수 있다는 걸 안다. 양은얼굴을 식별할 수 있다. 침팬지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흰개미 집을 쑤시고 무기로 작은 포유동물을 사냥한다. 돌고래는 사람이 취하는 자세를 흉내낸다. 물을뿜어 곤충을 사냥하는 물총고기는 노련한 녀석의 사냥법을 관찰해 물줄기 겨누는 법을 터득한다. 그리고알렉스는 신기할 정도로 말을 잘한다.

 

30년 동안 연구원들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페퍼버그는 꾸준히 알렉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앵무새는무리와 어울리길 좋아하는 동물이다. 알렉스에겐 연구원들과 어린 앵무새 두 마리가 있었다. 규모는 작지만 이 사회에도 애증이 교차하는 드라마가 있었다. 알렉스는 앵무새의 우두머리 행세를 했고 이따금 페퍼버그에게 골을 내기도 했다. 페퍼버그 이외의 여자들은소 닭 보듯 했지만 남자 연구원이 들어오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알렉스가 나를 본체만체하자 페퍼버그가 귀띔했다. “당신이 남자였다면 당장 어깨 위에 앉아캐슈너트를 귀에 게워줬을 거예요.”

 

페퍼버그는 시카고의한 애완동물가게에서 알렉스를 데려왔는데 직접 고르지 않고 점원에게 골라달라고 부탁했다. 나중에라도 처음부터 똑똑한 앵무새를 골라 훈련시킨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였다. 알렉스의 뇌는 호두알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학자들은 대부분 페퍼버그의 ‘종간(種間) 대화’ 실험이 실패하리라 예상했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