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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입자

글 : 조엘 아킨박 사진 : 페터 긴터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 지하에 건설 중인 거대한 ATLAS 검출기. 물리학자들은 이 장비의 도움으로 축소판 우주를 조성해 우주의 원리를 파헤칠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프랑스 국경에 자리잡은 아담한 크로제 마을 한복판에서 땅을 파내려가면 지하 100m쯤에서 ‘007 영화’에 나오는 악당들이 쓸 법한 지하 아지트가 나온다. 화려한 조명을 밝힌 직경 3m의 터널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터널 중간중간에는 천장이 높은 방들이 몇 킬로미터 간격으로 나 있다. 방에는 육중한 철골구조물, 케이블, 파이프, 전선, 자석, 튜브, 굴대, 좁은 통로,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계장치들이 가득하다.

 

과학기술계의 별천지라 할 수 있는 이곳에는 거대한 과학장비, 정확히말하자면 입자가속기가 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강력한 ‘원자총’이다. 대형강입자가속기(LHC)라 불리는 이 장비의 목적은 단순하면서도 야심차다. 바로 물리계의 암호를 풀고 우주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모든 물질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몇 달 뒤면 두 개의 입자빔이 둘레 27km의 원형터널 속에서 각기 반대방향으로 빠르게 회전할 것이다. 소시지처럼 줄줄이 연결된 1000여개의 원통형 과냉각 자석들이 입자들의 방향을 조절한다. 입자빔은 네지점에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하게 된다. 계획대로라면 격렬한 충돌로 인해 물질이 엄청난 에너지 뭉치로 변환된 후 다시 여러 흥미로운, 일부는 처음 보는 형태의 입자들로 응축될 것이다. 이렇게 물질을 한데충돌시켜서 뭐가 나오는지 보는 것이 소립자물리학 실험의 핵심이다.

 

터널을 따라 드문드문 배치된 무수한 장비들은 충돌 과정에서 생성된 파편들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다. 터널에서 가장 큰 장비인 ATLAS라는 검출기는 7층 건물 높이에 달하고 가장 육중한 검출기인 집약형뮤온자석검출기(CMS)는 에펠탑보다 무겁다. ‘작은 것을 찾는다면 장비의 규모는 클수록 좋다’는 것이 유럽공동입자물리연구소의 신조인 모양이다.

 

CERN이라는 약칭으로 더 잘 알려진 유럽공동입자물리연구소는 대형강입자가속기를 보유한 국제적인 물리연구소이다.

 

얼핏 들어도 무서운 장비라는 걸 짐작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렇다. LHC를 터널 안에 건설한 건 신중한일이었다. 입자빔은 그 어떤 것도 뚫어버릴 수 있는막강한 위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물론 피해를 입는건 장비뿐이겠지만 말이다. 이미 작은 사고가 한 차례 있었다. 2007년 3월 시험가동 중 지지대가 부러지면서 자석 하나가 튕겨나온 것이다. 설계상의 결함을보완하기 위해 자석 24개가 새로 장착되었다. LHC를 작동하는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굳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대중들이 불신에 찬 눈으로 지켜보며 행여나 광적인 LHC의 목적은 단순하면서도야심차다. 바로 물리계의암호를 풀고, 우주가 무엇으로이루어졌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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