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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표범

글 : 더글러스 채드윅 사진 : 스티브 윈터

좀처럼 보기 힘든 중앙아시아의 눈표범 한 마리가 험난한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눈표범은 산비탈의 암벽 사이로 먹잇감을 은밀히 뒤쫓을 때 발가락 사이에 털이 난 넓적한 발로 “바위 턱에서 녹아 떨어지는 눈처럼”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움직인다고 라구는 말한다. “눈표범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녀석은 자기가 건드린 돌이 떨어질 것 같으면 돌이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를 막으려고 발을 뻗을 겁니다.” 지금도 잔뜩 긴장한 눈표범 한 마리가 근처에서 숨을 죽인 채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 걸까? 또 몇 마리나 남아 있는 걸까?


라구난단 싱 춘다와트는 그 누구보다 눈표범을 자주 목격했다. 뉴델리 출신의 생물학자인 그는 인도 북부의 가장 크고 높은 지역인 라다크의 헤미스 고산지대 국립공원에서 5년 동안 눈표범들을 가까이에서 연구했고 또 9년 이상 그 지역의 생태계를 조사했다. 2000km² 규모의 이 국립공원에서 우리는 오늘 저녁 해발 3600m에 이르는 깊고 좁은 협곡에 캠프를 설치했다. 지금은 티베트푸른양들이 새끼를 낳는 6월이다. 우리는 돌 부스러기가 쌓인 비탈길을 가로지르는 한 무리의 티베트푸른양을 계속 주시하면서 비탈 꼭대기의 절벽으로도 시선을 돌린다. 눈표범은 위에서 덮치기를 좋아하는 매복 사냥꾼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반 표범들은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몸을 숨기지만 눈표범은 가파른 돌무더기 속에 몸을 숨긴다. 가파른 돌무더기가 바로 눈표범이 좋아하는 환경일 것이다. 그러나 녀석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진 않는다. 라구도 평생 20여 마리밖에 보지 못했다.

 

그림자가 길어지더니 어둠 속에 묻힌다. 나는 눈표범이 어두워진 비탈길을 천천히 내려오는 것을 상상 해본다. 커다란 황금빛 눈과 얼음에 비친 달빛처럼 얼룩얼룩한 무늬가 있는 녀석은 물 흐르듯 땅으로 내려온다. 코에서 엉덩이까지의 몸길이는 1.2m다. 고양잇과 동물 중에서 가장 특이한 녀석의 꼬리는 몸길이만큼 길고 아주 굵은 데다 유연하게 움직여서 마치 털북숭이 뱀이 녀석을 쫓아가고 있는 듯하다. 눈표범은 꼬리를 흔들어 다른 눈표범에게 신호를 보내기 도 하고 혹한의 날씨에는 꼬리를 스카프처럼 반쯤 몸에 두르고 웅크린 채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나 이 꼬리의 주된 기능은 천길 낭떠러지 같은 곳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어둠이 마지막 바위를 집어삼킨다. 라구와 나는 오늘도 눈표범을 한 마리도 구경하지 못할 것이다. 실망하지는 않는다.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녀석의 명성에 걸맞은 행동이니까. 라다크어로 ‘샨’, 몽골어로 ‘이르비스’, 우르드어로 ‘바르파니 치타(눈치타)’라 불리고 과학자들이 ‘운치아 운치아’라고 명명한 이 육식동물은 12개국에 약 160km²에 걸쳐 서식한다. 아무도 녀석들이 으르렁거리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눈표범은 성대구조는 없지만 쉿쉿, 칙칙, 야옹, 그르렁 같은 소리와 울부짖는 소리를 낼 수 있다. 눈표범은 은밀히 다니고 위장을 잘하며 보통 혼자 다닌다. 지구상에서 가장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주로 밤, 그리고 황혼이나 새벽 같은 어슴푸레한 시간대에 가장 활발히 활동한다. 히말라야와 카라코람 고원, 티베트 고원과 인접한 쿤룬 산맥, 힌두쿠시 산맥과 파미르 고원, 톈산 산맥, 그리고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와 몽골의 접경 지대를 이루는 알타이 산맥, 바이칼 호 서쪽의 사얀 산맥이 주요 활동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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