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지구를 지켜라

글 : 리처드 스톤 사진 : 스티븐 앨버레즈

우주의 소행성과 혜성이 끊임없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다음 번에도 재앙을 피할 수 있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위험의 첫 번째 신호는 망원경에 포착된 별들의 궤적 틈에서 발견된 자그마한 점 하나에 불과했다.

 

2004년 6월 18일 밤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미국 애리조나 주 키트피크 국립천문대 위로 땅거미가 질 무렵이었다. 데이비드 톨렌은 이글거리는 태양 때문에 망원경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천문관측 사각지대인 지구 궤도 바로 안쪽의 소행성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하와이주립대학교의 천문학자인 톨렌은 그곳에 숨어 있는 천체들이 가끔 지구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친구이자 공학자인 로이 터커와 하와이에서 활동하는 젊은 동료 천문학자 파브리지오 베르나르디에게 함께 작업해보자고 도움을 청했다. 컴퓨터 화면에 밤하늘의 동일한 지점을 몇 분 간격으로 찍은 세 장의 사진이 연속으로 나타났다. “바로 이 녀석일세.” 터커가 화면을 따라 움직이는 흰색 점 덩어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톨렌은 그날 관측한 것을 소행성과 혜성에 관련된 온갖 자료들이 오가는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행성센터에 보고했다. 두 사람은 주말에 그 소행성을 한 번 더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공교롭게도 비가 오는 바람에 볼 수 없었다.

 

6개월 후 다시 그 소행성을 목격한 천문학자들은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아이스하키 경기장보다 큰 이 돌덩어리는 몇 년에 한 번씩 아슬아슬하게 지구를 비껴갔다.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악의 신의 이름을 따 ‘아포피스’라 명명된 이 소행성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소행성센터로 쏟아져 들어왔다. 아포피스는 점점 더 위협적인 존재로 변했다. “지구와의 충돌 위험이 계속해서 높아졌어요.” 톨렌은 말한다. 그해 성탄절 무렵 컴퓨터는 2029년 4월 13일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40분의 1이라고 예측했다. 이 예측이 일반에 공개되자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러던 중 2004년 12월 26일, 진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인도양에 쓰나미가 발생해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여기에 놀란 사람들은 아포피스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그 동안에도 꾸준히 아포피스의 과거 자료를 연구했다. 새로 얻은 자료로 아포피스의 궤도를 계산한 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2029년 지구 옆을 무사히 스쳐 지나갈 거란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아포피스가 다시 지구에 접근하는 2036년 부활절 일요일에도 재앙이 일어나지 않을 거란 보장은 할 수 없었다.

 

우주에는 암석으로 된 소행성과 얼음 및 먼지로 이루어진 혜성이 1000만 개나 존재하기 때문에 이따금 이 소천체들의 궤도와 지구의 궤도가 만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워싱턴 DC에서 1.6km 떨어진 곳에서도 그런 ‘만남’이 있었다. 체서피크 만 해저에는 이때 생긴 지름 85km의 크레이터(움푹 파인 큰 구덩이 모양의 지형)가 남아 있다. 이것은 3500만 년 전 직경 3km가량의 돌덩어리가 해저를 강타하면서 생긴 자국이다. 이보다 더 유명한 것은 6500만 년 전쯤 멕시코 만을 향해 총알같이 날아왔던 지름 9.5km의 거대한 운석이다. 이 운석은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합한 것의 수천 배쯤 되는 에너지를 방출하며 폭발했다. “그날 온 세상이 불바다가 되었죠.” 물리학자이자 전직 우주비행사인 에드 루는 말한다. 이 폭발로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 4분의 3이 멸종했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