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볼리비아의 여성 레슬러들

글 : 알마 기예르모프리에토 사진 : 이반 카신스키

볼리비아에선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겨루는 레슬링이 인기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볼리비아의 엘알토에서 규모가 가장 큰 체육관의 창문 너머로 해가 서서히 저문다. 관중석에 쭉 늘어앉은 수백 명의 관객이 슬슬 조바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들은 체육관 중앙의 링에서 현란한 기술과 힘을 선보이며 오프닝 경기를 펼치는 레슬러들을 향해 휘파람을 불기도 하고 야유를 보내거나 격려의 고함을 질러대고 있다. 벌써 그곳에 두 시간 넘게 앉아 있지만 본 경기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 꽝꽝 대는 디스코 음악 너머로 발을 동동 구르는 소리와 조바심에 안달하는 휘파람 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빨리 내보내!” 음악 소리는 점점 커지고, 휘파람 소리도 덩달아 커진다. 드디어 객석 조명이 환하게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며 음악이 비트가 강렬한 볼리비아의 민속 무곡 와이뇨로 바뀐다. 장내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와 함께 탈의실과 연결된 커튼이 열리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 저녁의 스타 ‘요염한 욜란다’와 ‘사악한 클라우디나’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등장한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아이마라족 원주민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욜란다와 클라우디나도 안데스 고원의 화려한 전통의상으로 한껏 치장한 모습이다. 번들거리는 스커트 안에 하얀 속치마를 몇 겹으로 받쳐 입고는 보석 핀을 꽂은 자수 숄을 두르고 중절모를 썼다.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전통의상이 번쩍거린다.

 

그들은 위엄있게 관중석 주변으로 한 바퀴 돈다. 공주처럼 고상한 미소를 지은 채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우아하게 손을 흔든다. 갑자기 음악이 멈춘다.

 

두 여자가 멋있게 몸을 날려 링 위로 올라가 그날 저녁의 본 경기를 시작하라는 신호다. 욜란다와 클라우디나가 재빨리 모자를 벗고, 숄에서 핀을 뺀다. 그러고는… 퍽, 퍽, 퍽! 클라우디나가 주먹으로 욜란다를 한 대 후려갈기고, 욜란다가 손바닥으로 클라우디나의 뺨을 철썩 때린다. 클라우디나는 빠져나가려 애쓰지만, 욜란다가 클라우디나의 땋아 늘인 머리채를 잡아 빙빙 돌리더니 꽈당 하고 내동댕이친다. 클라우디나가 속치마와 땋은 머리를 휘날리며 허공으로 날아가다가 큰 대자를 그리며 매트에 철퍼덕 떨어져 생선처럼 숨을 할딱거린다. 광분한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고함을 내지른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