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화성의 모습

글 : 존 업다이크 사진 : NASA

이 별은 한때 멀리 떨어진 신비한 행성이었으나 이제는 탐사로봇들 덕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모습이 되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화성은 오랫동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고대인들은 하늘에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붉은 별을 불길하고 위험한 존재로 생각했다. 그리스인들은 화성을 전쟁의 신 아레스와 동일시했고, 바빌로니아인들은 저승 신의 이름을 따서 네르갈이라 불렀으며, 고대 중국인들에게 화성은 잉훠, 즉 불의 행성이었다. 심지어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아닌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주장한 뒤로도 화성의 역행운동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1609년 요하네스 케플러가 모든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그리며 공전한다고 분석하면서 수수께끼가 풀렸다.

 

같은 해에 갈릴레오는 처음으로 망원경을 이용해 화성을 관측했다. 17세기 중반에 이르렀을 땐 망원경의 성능이 꽤 좋아져서 화성 극지방의 빙하가 계절에 따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모습이나, 얕은 바다인 줄 알았던 어두운 반점 시르티스 메이저 같은 특징적인 요소를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지오반니 카시니는 화성의 몇 가지 특징들을 정확히 관찰해 화성의 자전주기를 계산해내기도 했다. 그는 화성의 하루가 지구의 24시간보다 40분 더 길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오차는 단 3분에 불과했다. 화성보다 더 가깝고 큰 이웃 행성인 금성이 두꺼운 구름층으로 덮여 있는 반면 화성의 표면은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지구와 닮았다.

 

망원경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지구의 두껍고 변화무쌍한 대기층 때문에 흐릿하던 화성의 지도는 훨씬 더 상세해졌다. 바다와 심지어 습지까지 관찰됐다. 습지에서는 계절 변화에 따라 극관(극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밝고 흰 부분)의 크기가 변해 식생 역시 달라질 것으로 추정됐다. 화성 지도 제작자 중 가장 예리한 눈을 가진 지오반니 스키아파렐리는 수괴(水塊)로 추정되는 것 사이를 연결하는 가는 선을 확인하고 이를 이탈리아어로 ‘카날리(canali)’라고 불렀다. 카날리는 ‘수로(channel)’로 번역될 수도 있었으나 ‘운하(canal)’라는 단어가 대중의 구미에 맞았다. 특히 이 얘기에 빠져 있던 보스턴의 부유한 유력인사 퍼시벌 로웰은 1893년 운하는 화성인 문명이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로웰은 열성적인 아마추어 천문학자였으나 엉터리는 아니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플래그스태프 부근의 해발 2000m에 위치한 대지에 개인 천문대를 지었다. 그의 이론을 혹평하던 천문학자들마저 그가 그린 화성 지도가 스키아파렐리가 그린 것보다 낫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로웰은 화성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능이 뛰어난 화성인들이 관개용 운하를 이용해 극지방 빙하에 저장된 물을 분배, 보존하며 말라붙어가는 행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