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러시아의 야생

글 : 데이비드 콰멘 사진 : 마이클 멜포드

때 묻지 않은 태고의 장엄함을 간직한 오지, 러시아 크로노츠키 자연보호구역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구상의 어떤 곳은 너무나 경이롭고 외부의 영향에 민감해 인간이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있는 그대로 놔두고 멀리서 감상해야 할지도 모른다. ‘크로노츠키 자포베드니크(러시아어로 자연보호구역)’가 바로 이런 역설적 상황에 있다.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동부에 위치한 크로노츠키는 태평양과 맞닿아 있다. 역동적이면서 비옥하고, 거친 듯하지만 섬세한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면적 110만ha의 대지에 화산과 삼림, 툰드라, 하상(河床)이 펼쳐져 있고 700마리가 넘는 갈색곰이 살고 있다. 홍적세의 빙하가 지나간 길목에는 곰이 열매를 따먹는 ‘우아한’ 눈잣나무가 자라고 해변에선 스텔러바다사자 무리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크로노츠코예 호에는 홍연어가, 강에는 강해성(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 종) 연어와 무지개송어가 살고, 독수리와 흰매, 구즈리(작은 곰처럼 생긴 족제비과 동물)를 비롯한 많은 생물종을 크로노츠키에서 볼 수 있다. 단순한 관광지로 보기엔 너무 아깝다. 크로노츠키는 생물종의 보고면서 동시에 지질학적으로 희귀한 현상도 많이 관찰돼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곳은 파괴되기가 쉽다. 그리고 회복이 매우 느리다. 워낙 고위도 지역에 자리잡은 데다 식물의 생장이 느리고 지하에선 아직도 화산활동이 계속되고 있어 지형이 언제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크로노츠키가 처한 상황이 이런데도 굳이 이곳을 찾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관광이든 연구 목적이든 말이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