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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혼

글 : 세르주 슈메만 사진 : 게르트 루트비히

75년간 박해받던 러시아정교회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차를 타고 모스크바 외곽으로 갈수록 신흥 러시아의 모습은 조금씩 씻겨나간다. 최근 경제부흥의 산물인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대형 쇼핑몰, 광고판들은 사라지고 옛 소련 시절의 잿빛 교외와 녹슨 공장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서 더 가면 키 큰 소나무와 전나무 숲이 쭉 이어지다 초원이 나오고, 아주 오래된 통 나무집 마을도 드문드문 보인다. 이따금 지평선 위로 밝은 색의 첨탑이 불쑥 솟아 있는데, 그 밑으론 어김없이 금빛 돔지붕이 찬란한 봄햇살에 반짝인다. 이곳이 바로 망명가들과 화가, 그리고 슬라브 문화 애호가들이 사랑했던 러시아 오지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 오지의 중심부를 향해 가고 있다.


목적지는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무롬이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300km 정도 떨어진 무롬은 오카 강 왼편 강둑을 따라 솟아 있는 일곱 개의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 제국이 영토를 확장하기 전인 중세에는 이곳이 동슬라브족(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인들의 선조)의 영토 동쪽 변경을 지키던 자랑스러운 전방 도시였다. 무롬에 수도원과 각종 설화, 신화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소련 시절의 통치자들은 이런 유산들을 짓밟으려 했지만 현재 러시아에선 단절된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곳 무롬의 과거 중 일부는 나의 과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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