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드림
글 : 조엘 K. 본, 주니어 사진 : 에드워드 버틴스키
치수와 생태 복원을 동시에 노리는 캘리포니아 드림 - 댐, 펌프 그리고 운하를 이용한 대규모 급수체계도 물 부족 상황을 막을 수는 없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햇빛이 쨍쨍한 어느 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의 대도시에서 오렌지카운티 수자원관리국 직원인 시바지 데시무크가 깨끗한 냉수 한 잔을 건넨다. 어제만 해도 애너하임의 화장실 변기에 사용하던 물이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하수처리 시설이 있다. 이 첨단 복합단지는 매일 오렌지카운티가 배출하는 약 2억 6000만 리터의 하수를 처리해 증류수에 가까운 물로 재생해낸다. “괜찮아요. 우주정거장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동일한 기술을 이용하거든요.” 데시무크는 태연하게 컵에 든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나를 안심시킨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정교한 급수체계 중 하나를 구축하겠다며 초대형 취수장을 세우고 장장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송수관과 수로를 건설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구명정에 몸을 맡긴 선원이 갈증을 견디지 못해 소변을 마시는 것과 같은 절박한 형국이랄까. 여러 문제가 얽혀있지만 근본 원인은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주의 급수체계에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3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캘리포니아 주 주요 저수지들의 수위가 최근 20년 이래 가장 낮아졌으며 많은 주민들이 급수 제한조치를 당하고 있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캘리포니아 주 최대의 담수 저장고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눈덩어리가 줄어들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급수체계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취약한 곳은 새크라멘토 강과 샌호아킨 강이 만나 이루는 삼각주다. 한때 2800km2의 면적을 자랑하던 이곳의 습지는 물을 뺀 뒤 제방을 쌓아 여러 섬을 이루었고 100년 넘게 농토로 이용되고 있다. 지반은 대부분 침하해 많은 섬들이 해수면보다 8m나 낮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마치 센트럴밸리(캘리포니아 주 중앙의 지구대) 한복판에 작은 네덜란드를 만들어놓은 형국이다.
삼각주는 캘리포니아 주 수자원 개발의 심장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은 새크라멘토 강과 샌호아킨 강을 통해 삼각주로 흘러든다. 그런 다음 강물 대부분을 끌어올려 거대한 인공 강인 ‘센트럴밸리 프로젝트’와 ‘캘리포니아 수로’를 통해 남쪽으로 흘려보낸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강력한 태풍이 불어 해수면이 높아지면 취약한 제방이 붕괴되고 가장 낮은 지대의 섬들이 범람해 농토가 침수될 위험이 있다. 또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해수가 유입돼 삼각주의 거대한 펌프들이 부식된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강진이 실제로 일어나면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제방이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고 캘리포니아 주민의 66%에게 공급되는 물은 크게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망가진 캘리포니아 주의 급수체계를 복구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