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헬렌스 화산
글 : 맥켄지 펑크 사진 : 다이언 쿡, 렌 젠셀
화산 폭발 후 30 년이 지난 지금 세인트헬렌스 산이 부활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워싱턴 주 스피릿 호 바닥에는 한때 맥주 캔들이 가라앉아 있었다. 마크 스미스는 맥주 캔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년 된 올림피아 맥주 캔에 반짝이는 금색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아마도 물이 차갑고 맑아서 오랫동안 형체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스미스는 관광객들을 위해 낚시용으로 풀어놓은 길이 약 25cm의 무지개송어도 기억한다. YMCA 야영장에서 쓰던 배가 물속에 가라앉은 모습도 기억한다. 이물이 물속 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있었다. 십대 때 세인트헬렌스 산 호수에서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한 스미스는 1980년 5월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 전 호수의 모습을 상세히 기억한다. 폭발 당시 화산 정상의 약 400m가 무너져 내리면서 230m³가 훨씬 넘는 재와 화산이류, 눈 녹은 물이 피릿 호로 쏟아졌다. 호수의 크기는 두 배로 늘어났고 수심은 반으로 줄었다. 오두막과 도로, 캠프, 맥주 캔 등 인간과 동물이 살았던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다. 호수는 악취를 풍기는 곤죽으로 변해버렸다. 꺾인 나무 둥치들이 호수를 뒤덮어 산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스미스가 가장 뚜렷이 기억하는 물 속 풍경은 가지 없는 전나무들이 수심 수십 미터 아래 잠긴 채 유령처럼 서 있는 모습이었다. 스미스는 이를 ‘석화(石化)된 숲’이라고 불렀다.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왜 물속에 숲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화산이 폭발하면서 스미스는 숲의 유래를 확실히 알게 됐다. 물속 숲은 과거 화산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다. 스피릿 호는 항상 화산 폭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