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텍 문명의 비밀
글 : 로버트 드레이퍼 사진 : 케네스 개릿, 헤수스 로페스
아스텍 문명의 템플로 마요르 사원이 발굴되면서 아스텍 제국의 피의 의식에 관한 단서들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아스텍 황제 아위소틀에 관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템플로 마요르로 알려진 아스텍 문명의 신성한 피라미드 사원 유적 옆에 위치한, 멕시코시티의 유명한 소칼로 광장의 가장자리에서 개나 늑대로 보이는 동물의 유해가 발견됐다. 500년 전에 죽은 이 동물은 깊이 약 2.5m의 수직 석조 공간에 놓여 있었다. 이 동물은 이름도 주인도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이 견공은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존재였을 것이다. 목에는 옥구슬 목걸이를 걸고 있었고 귀에는 터키석 귀마개를 하고 있었다. 발목에는 작은 순금 방울로 장식된 발찌를 차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로페스 루한이 이끄는 발굴팀은 2008년 여름 ‘귀족 견공(아리스토케이나인)’이라고 불리는 이 동물의 유해를 발견했다. 이 발굴 작업은 당시 새 건물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 도중 놀라운 유물이 발견되면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분홍색 안산암으로 만들어진 무게 12톤의 장방형 석상으로 큰 조각 4개로 깨져 있었으며, 아스텍 땅의 여신인 틀랄테쿠틀리와 놀라울 정도로 꼭 닮은 형상이 새겨져 있었다. 아스텍의 생사순환을 상징하는 틀랄테쿠틀리는 출산을 위해 쭈그리고 앉아 자신의 피를 들이켜고, 자신의 창조물을 먹어치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템플로 마요르 사원 근처에서 아스텍의 평판 석상을 우연히 발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790년에는 검은색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무게 24톤의 태양석이 발굴되었고, 1978년에는 달의 여신 코욜사우키가 새겨져 있는 무게 8톤의 원반석이 발굴되었다.
로페스 루한과 그의 팀원들은 수년간 힘겹게 발굴 작업을 한 끝에 이 석상 옆에 있는 깊은 구덩이 속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아스텍 봉헌물들 중 가장 진기한 봉헌물 몇 점을 발견했다. 광장 바닥의 회칠한 부분을 제거하면서 발굴팀원들은 희생 제물에 쓰는 돌칼 21개를 찾아냈다. 흰색 부싯돌에 붉은 칠이 되어 있는 이 돌칼은 아스텍 땅의 여신의 이와 잇몸 모양을 하고 있는데, 죽은 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발굴팀은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 용설란 잎에 싸인 꾸러미 하나를 발견했다. 그 속에는 재규어 뼈로 만든 각종 희생 의식용 송곳들이 들어 있었다. 아스텍의 사제들은 이 송곳을 이용해 자신의 피를 흘려 신에게 바쳤다. 송곳 옆에는 사제들이 영혼 정화를 하기 위해 사용했던 또 다른 도구인 막대 모양의 코펄 수지(열대 나무에서 추출되는 수지) 향도 발견됐다. 송곳과 향은 깃털, 옥구슬과 함께 꾸러미 안에 정성스레 배열되어 있었다.
이 꾸러미 밑으로 몇 미터를 더 파고 내려가자 돌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두 번째 봉헌물이 나왔다. 태양을 상징하는 검독수리 두 마리의 유골이 서쪽을 향하고 있었다. 검독수리들 주변에는 희생 제물에 쓰는 칼 27개가 놓여 있었다. 그중 24개는 누더기 차림의 꼭두각시처럼 모피와 여러 의상으로 치장해놓았는데, 이는 지고 있는 태양과 연관된 신들을 나타낸 것이었다. 지난 1월까지 발굴팀은 수직 공간에서 총 6개의 봉헌물을 발굴했다. 제일 마지막에 발견한 봉헌물은 지하 약 7m에서 발굴한 것으로, 도자기 단지 속에 310개의 녹옥구슬, 귀마개, 작은 입상(立像)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발굴된 모든 유물들은 아스텍 제국의 전체적인 우주관을 형상화하기 위해 하나하나 세심하게 배치한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