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암벽 등반
글 : 마크 젠킨스 사진 : 지미 친
용기, 도전, 자유의 대명사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신세대 극한등반가들이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9월 어느 화창한 토요일 아침, 젊은이 한 명이 하프돔의 암벽면에 매달려 있다. 하프돔은 미국 요세미티 계곡 중심부에 있는 높이 650m의 가파른 화강암벽이다. 알렉스 호널드(23)는 손가락 끝으로 동전만큼 얇은 바위 모서리에 매달린 채 암벽에 살짝 튀어나온 부분을 딛고 서서 지금껏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일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하프돔에 있는 레귤러 노스웨스트 페이스 등반로를 밧줄 없이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정상까지 30m도 남지 않은 지점에서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일이 발생했다. 호널드가 순간적으로 자신감을 잃은 것이다.
호널드는 2시간 45분 동안 등반에 완전히 몰입해 한치의 실수도 없이 수백 번에 걸쳐 정교하게 손발을 차례차례 움직였다. 단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았다. 밧줄이나 보호 장비 없이 초크 주머니를 매달고 암벽화만 신은 채 오직 자신에 대한 믿음과 능력에만 의지해 암벽에 계속 붙어 있어야 한다. ‘단독 자유등반’에서 자신감 상실은 위험할 수 있다. 만약 호널드가 손가락 끝으로 버티지 못하거나, 단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믿기만 해도 그는 추락해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호널드는 정신적 피로로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져 슬랩(평평하고 매끄러운 넓은 바위)을 앞에 두고 꼼짝도 못하고 있다.
“저 슬랩에 절대 발을 딛지 못할 거야. 아, 이런 망했다.” 호널드는 암벽면에 툭 튀어나온 미끌미끌한 부분을 쳐다보며 혼잣말을 한다.
하프돔 등정은 1957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온 로열 로빈스와 그의 대원들이 최초로 해냈는데 닷새가 걸렸다. 그들은 계곡 바닥으로부터 1457m 높이에 있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 얇은 강철 쐐기못인 하켄 100여 개를 바위 틈에 박아 넣고 거기에 밧줄을 걸면서 올라갔다. 이런 등반 방식을 ‘인공등반’이라 부른다. 한 세대 뒤인 1976년에는 미국 콜로라도 주 출신 아트 히그비와 짐 에릭슨이 밧줄을 거의 쓰지 않고 34시간 만에 하프돔에 올랐다. 그들은 바위 틈새에 손발을 쐐기처럼 끼워 넣으며 등반했고, 밧줄은 추락 방지용으로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