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답이다
글 : 로버트 쿤직
도시야말로 지구의 성장통을 치유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영국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가 활개치던 흉흉한 시절의 런던, 바로 그 도시에 에버니저 하워드라는 온순한 속기사가 살고 있었다. 그를 언급할 가치가 있는 이유는 그가 도시를 생각하는 우리의 사고 방식에 큰 영향을 오래도록 미쳤기 때문이다.
하워드는 대머리에 입술을 뒤덮는 텁수룩한 콧수염을 길렀고, 철사테 안경을 쓰고서 항상 무언가를 찾는 사람처럼 태도가 산만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연설을 필사하는 자신의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 하워드는 1885년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의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잔디 테니스장이 하나 정도 있는 정말 근사한 정원이 딸린’ 집이라고 밝혔다. 몇 년 후 그는 좁아터진 셋집에서 6년 동안 네 자녀를 낳은 뒤 런던의 과밀 현상을 해소할 계획을 가지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왔다.
알다시피 1880년대의 런던은 급속히 발전하는 도시였으나 하워드보다 훨씬 더 절박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기도 했다. 살인마 잭이 희생자를 찾아 돌아다니던 빈민굴들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썩어서 악취가 진동하는 공동주택들에는 방마다 한 가족이 살았고, 두 가족이 사는 경우도 흔했다. 위생검사관이 한 지하실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 세 명과 돼지 네 마리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다!… 다른 곳에서는 가난한 과부와 세 자녀 그리고 죽은 지 13일이 지난 아이의 시신도 발견됐다.’ 빈민가 사역을 하던 앤드루 먼즈 목사는 이렇게 기록했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사람들은 그런 빈민굴을 짐승들이 모여서 새끼를 낳는 장소, 즉 ‘집단 번식지’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