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러버스 화산
글 : 올리비아 저드슨 사진 : 카르스텐 페터
우리는 지독한 열기 속에서 번성하는 생명체를 찾아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한 곳에 왔다. 환한 낮이 넉 달이나 계속되는 곳에서 우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서식하는 생명체를 찾고 있다. 남극에 있는 이 뒤죽박죽인 세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남극대륙 로스 섬의 활화산인 에러버스 산 위에 천막이 하나 세워져 있다. 이 천막은 100여 년 전 로버트 팰컨 스콧 대령이 남극 원정 당시 가져간 것을 본뜬 사각뿔 형태의 천막이다. 천막의 중심부는 키 165cm 정도인 사람이 똑바로 설 수 있을 만한 높이고, 맨 꼭대기에 달려 있는 통기구 2개가 굴뚝 구실을 한다. 바로 이 천막을 두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데, 둘 다 침낭에 들어가 있다. 침낭 사이에는 커다란 상자와 휴대용 난로, 보온병 2개, 두꺼운 부츠 2켤레가 놓여 있다. 장갑을 끼고 있는데도 너무 추운 탓에 책을 쥘 수가 없다. 그리하여 ‘수감자 ’ 신세가 된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이중에 한 사람은 바로 나다.
“제일 좋아하는 미생물이 뭐죠?” 침낭에서 얼음을 털어내며 내가 묻는다.
“당연히 저 특이한 고세균이죠.” 내 말벗인 크레이그 허볼드가 대답한다. 허볼드는 뉴질랜드에 있는 와이카토대학교의 박사후 연구원이다. 그는 고온에서 번성하는 생명체를 찾으러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한 곳에 온 것이다.
에러버스 산은 지구의 최남단에 있는 남극대륙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화산이다. 이 산은 130만 년 전에 생성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높이는 해발 3794m이다. 산비탈은 눈과 얼음, 빙하, 크레바스로 뒤덮여 있고 이따금씩 용암이 흐르지만, 피어오르는 증기로만 화산 내부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에러버스 산의 겉은 차갑고 속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