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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개의 러브 스토리

개들 중에는 사냥이나 양치기를 돕는다거나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등 인간을 위해 일하는 개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놀면서 무작정 사람을 따르기만 하는 것으로도 사랑을 듬뿍 받는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양치기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양치기로 살아온 로디 맥다미드(57)가 로크파인만(灣)과 산골 마을 케언다우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서서 스코틀랜드 고지대를 둘러본다. 한편에는 그가 거의 평생을 일해온 존 노블의 영지(領地)가, 또 한편에는 아가일 공작의 영지가 펼쳐져 있다. 아래쪽 푸른 산비탈에는 얼굴이 검은 새끼 양과 어미 양들이 수백 마리씩 군데군데 모여 있다. 그의 뒤에는 보더 콜리(목양견) 두 마리가 총총거리며 따라오고 있다. 이름은 각각 머크와 도트. 이곳은 녀석들에게 아주 익숙한 영역이다. "여기서 보이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양을 몰아봤죠. 내가 확실히 할 수 있는 말은 여기서 개 없이는 절대로 양을 칠 수 없다는 겁니다. 옛날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암, 절대 못하고 말고요!" 맥다미드가 양치기 지팡이로 주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개의 가치를 확실히 인정하는 말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지만 때때로 성가신데 왜 키우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개를 키우려면 먹이고 운동시키고 배설물 치우고 조금만 아파 보여도 당장 수의사에게 데려가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듬뿍 쏟으며 털북숭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낸다. 그런데 이 세상 어딘가에 사람 일에 꼭 필요한 개들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참 기분이 좋다. 물거나 짖을 때도 있지만 개들은 대개 시시한 말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마치 심오한 말이나 되는 것처럼 열심히 들으며 손을 핥거나 꼬리를 흔들어 우리의 사랑에 보답한다. 개와 사람, 사람과 개. 이 둘의 관계는 너무나 오래된 러브 스토리여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길이 없다. "수천 년 전 최초로 개를 길들이기 시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잖아요. 그러니 무슨 생각으로, 뭘 얻으려고 개를 키웠는지 알 도리가 없죠." 동물고고학자 다시 F. 모리는 의외로 이같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둘의 관계는 인간이 기록을 남기기 이전에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1912년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이 '바로 그 이야기들'이라는 동화집에서 전개한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때 여자가 구운 양고기 뼈를 집어서 야생개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야생에서 온 야생개야, 한번 먹어보려무나.' 개가 뼈를 받아 먹어보니 여태껏 먹었던 어떤 것보다 맛있었다. 그러자 개가 '오, 나의 적이여, 내 적의 아내여, 하나만 더 주시오'라고 말했다. 여자는 '야생에서 온 야생개야, 낮에는 내 남자의 사냥을 돕고 밤에는 이 동굴을 지키거라. 그러면 네가 원하는 만큼 구운 뼈를 주리라' 하고 대답했다." 이 시나리오(물론 말하는 개 부분만 빼고, 요즘도 말하는 개는 없으니까)의 내용은 고고학적 단서인 개의 뼈를 근거로 기원을 추적한다면, 1만4000년 전쯤 일어났을 것이고, DNA 증거를 따르면 가장 오래된 뼈의 시기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쪽을 택하든 분명한 것은 '개가 인간의 제일 좋은 친구'라는 속담에도 있듯이 개는 동물 중에서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일 뿐만 아니라 가장 오래된 친구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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