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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지하세계

중앙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농민들은 신성한 동굴에서 지금도 고대 종교의식을 벌이고 있다. 이들에게 동굴은 초자연적인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그 마야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스티븐 앨버레즈와 나는 발랑칸체의 의식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의식을 지켜보았다. 의식을 집행하는 마야인들은 멀리 아티틀란 호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서 전통의상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들은 꾸러미에서 기타 3개, 실로 만든 줄이 3개만 있는 바이올린, 마라카스 한 벌, 짐승 가죽으로 만든 큰북, 속이 빈 나무를 쪼개 만든 북인 툰을 꺼냈다. 후안을 포함한 연주자들이 조율을 한 다음 연주를 시작했다. 무심코 들으면 이 합주는 마리아치 악단의 음악 같았다. 하지만 앨런 크리스천슨은 노래 대부분이 프란시스코 소후엘이라는 사람에게 바치는 찬가라고 우리에게 일러 주었다. "그가 누구죠?" 내가 귓속말로 물었다. "이곳에서 가장 떠받드는 문화 영웅입니다." 크리스천슨이 대답했다. "그는 동굴 안에 있는 모든 누올을 대표하죠." "어느 시대 사람입니까?" 크리스천슨이 미소를 지었다. "프란시스코 소후엘은 천지창조 당시나 스페인 정복기, 혹은 19세기 말에 살았어요. 아니면 세 시기 모두 살았을 수도 있고요." 먼저 아키는 자그마한 땅바닥을 깨끗이 치운 다음 솔잎을 깔아 임시 제단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워 토르티야를 굽고 계란과 토마토로 만든 요리를 준비했다. 아과르디엔테를 담은 주전자가 돌았다. 우린 모두 술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켜야 했다. 그런 다음 아키는 코펄을 태워 낸 연기로 가득한 통을 우리 몸 주위에서 흔들며 모두에게 분향했다. 아키는 조상에게 바치는 공물을 임시 제단에 늘어놓았다. 그는 가느다란 흰 초 한 더미를 가운데에 놓고는 비닐봉지에 넣은 옥수수 알과 담배, 성냥, 음식을 가득 담은 종이접시로 그 주변을 둘렀다. 제단의 네 귀퉁이마다 아과르디엔테가 가득 담긴 병을 놓고 자기 오른쪽에 있는 술병 옆에는 맥주병을 두었다. 난 나침반을 살짝 꺼내 보았다. 정말 놀라웠다. 구름 때문에 주위를 분간할 수 없는 숲 속에서 아키는 술병들을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으로 배열했다. 맥주병과 술병을 놓은 곳이 가장 신성한 방향인 동쪽이었다. 경쾌한 민요 같은 음악은 계속 이어졌다. 음식이 돌았고 우리 모두 아과르디엔테를 더 마셔야 했다. 술을 가장 많이 들이켜는 사람은 아키였다. 그는 절반가량의 초를 똑바로 세웠다. 전체적인 구도는 점으로 된 사각형이 사분면으로 나눠진 모습이었다. 그는 담배 또한 절반가량을 초들 사이에 세워 놓았다. 그러고는 세워 둔 초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초 하나가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 쪽으로 기울었다.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초는 저절로 쓰러져 담배에 불을 붙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것은 가장 좋은 징조였다. "불을 먹는" 조상들이 공물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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