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위협하는 살인독감
최근 수년간 동남아시아에서 바이러스 하나가 닭의 목숨은 물론 사람의 생명도 앗아 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으로부터 인명을 지켜 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우리는 대개 독감을 성가신 병으로 여긴다. 세금을 내는 것처럼 해마다 치러야 하는 골칫거리인 것이다. 귀찮아서 예방주사를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독감은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독감 바이러스는 재채기를 통해 매우 쉽게 퍼지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매년 3000~6000만 명이 독감에 걸리고 약 3만 6000명(대부분 노인)이 사망한다. 또한 유전자 변이가 매우 빨라 완전한 면역이 불가능하고 해마다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일반 독감 얘기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에서 생명을 앗아 가고 있는 병은 일반 독감이 아니다. 최초 희생물은 닭이었다. 1억 마리가 넘는 닭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거나 살처분되었다. 닭이 독감에 걸리는 건 흔한 일이다. 사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람독감 바이러스보다 그 종류가 훨씬 더 많다. 그런데 미국 멤피스에 있는 세인트유다 아동임상병원의 로버트 웹스터는 40년간 독감 바이러스를 연구했지만 응오안을 죽인 바이러스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 바이러스는 변이 이전부터 병원성이 매우 강한 최악의 독감 바이러스로 보입니다. 보거나 연구한 적이 없는 바이러스죠." 웹스터는 말한다. 바이러스는 닭에게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감염된 지 몇 시간 만에 몸이 붓고 피를 흘리며 죽을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는 포유동물도 비슷하게 죽인다. 독감에 걸린 가금으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났고 응오안이 병에 걸리기 며칠 전에도 농가에 있는 닭들이 죽었다. 감염된 사람들 중 절반이 사망했다. 이런 죽음 속에서 전문가들은 저 멀리 대재앙이 닥쳐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 H5N1이라고 분류된 이 바이러스의 외피막에는 두 종류의 단백질이 철퇴 위의 못처럼 달려 있다. 아직까지는 이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는 물론 조류에서 사람에게로 옮아가는 것도 쉽진 않다. "조류에서 사람으로 옮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람 간에 퍼지는 건 어려워요." 웹스터는 말한다. H5N1 바이러스는 가벼운 독감마냥 사람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비법을 결코 터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바이러스는 아예 그럴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