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표본
글 : 제러미 벌린 사진 : 로자몬드 퍼셀
과학자와 탐험가들이 수집한 아름다운 표본들이 박물관의 밀실에 숨겨진 채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월터는 편안해 보인다. 죽은 지 50년 된 이 문어는 에탄올 용액이 들어 있는 40ℓ들이 수조 안에서 쉬고 있다. 녀석의 옆에는 대서양에서 온 불우렁쉥이 무리가 병 안에 들어 있다. 녀석들이 내던 청록색 빛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선반 위에는 활짝 핀 상태 그대로인 산호와 바닷말들이 놓여 있다. 화환처럼 연결해놓은 파르툴라달팽이들은 고리에 매달려 있다.
진열장들도 있다. 총 230개나 되는 밀폐형 진열장은 1000만 점에 달하는 연체동물 표본을 진열하기 위해 맞춤 제작한 것으로 온도와 습도가 조절된다. 표본의 상당수는 어니스트 섀클턴,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 기퍼드 핀쇼, 윌리엄 바트럼 같은 탐험가들이 이끈 원정 탐험에서 수집됐다.
우리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자연과학 아카데미에 있다. 연체동물 표본실로 가려면 두 군데의 수집품 진열실을 지나야 한다. 한 군데는 애기뿔소똥구리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모은 400만 마리나 되는 곤충으로 가득한 곤충 진열실이다. 다른 한 군데는 데본기의 다리 달린 물고기, 토머스 제퍼슨이 소장했던 마스토돈의 이빨, 영국에서 가져온 이크티오사우루스의 여러 골격 따위를 모아놓은 고생물 진열실이다. 연체동물 표본실은 곤충 진열실에서 반층을 올라가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