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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불신하는 시대

글 : 조엘 아켄박 사진 : 리처드 반스

과학에 대한 불신이 점증하고 있다. 극단적 의견 대립이 시대의 풍조가 돼버렸다. 이성적인 사람들이 과학의 합리적 결론을 의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희극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제멋대로 소련에 대한 핵 공격을 명령한 미군 장성 잭 D. 리퍼가 불안에 휩싸인 영국 왕립 공군 대령 라이어널 맨드레이크에게 자신의 과대망상적 세계관을 늘어놓으며 자신이 왜 “증류수나 빗물 그리고 순수 주정”만을 마시는지 설명한다.


리퍼: 불소화라는 말을 들어봤소? 수돗물 불소화 말이오.
맨드레이크: 예. 들어본 적 있습니다.
리퍼: 그러면 그게 무엇인지 압니까?
맨드레이크: 아뇨. 모릅니다.
리퍼: 불소화는 악랄한 공산주의자들이 생각해낸 가장 위험한 음모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이 영화는 1964년에 개봉됐다. 그리고 당시는 이미 수돗물 불소화가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완전히 입증된 후라서 불소화에 반대하는 여러 음모론이 희극의 소재가 될 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수돗물 불소화가 과대망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3년에는 미국에서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지 않은 몇 안되는 대도시 가운데 하나인 오리건 주 포틀랜드 당국이 불소화 계획을 세우자 시민들이 이를가로막고 나섰다. 자신들이 마시는 식수에 정부가 ‘화학물질’을 넣는 게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들은 불소가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불소는 천연 광물질로 공용 상수도에 소량 섞어 넣으면 치아의 법랑질을 단단하게 만들어 충치를 막아준다. 부유한 사람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이를 잘 닦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모두의 치아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값싸고 안전한 방법이다. 이는 과학계와 의학계의 일치된 견해다.


그런데도 포틀랜드 시민들은 이런 일치된 견해에 대해 세계 도처의 불소화 반대 세력들처럼 당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