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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읽는 항해자

글 : M. R. 오코너 사진 : 해나 레예스 모랄레스

태평양의 초기 정착민 중 일부는 바다와의 깊은 친밀감을 바탕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항해를 해냈다. 이제 연구원들은 별과 너울을 읽는 오늘날의 탐험가들을 통해 우리의 뇌가 어떤 기제에 따라 길을 찾는지 이해하려 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769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은 영국 해군 함선 엔데버호를 몰고 타히티섬에서 뉴질랜드로 항해할 때 투파이아라는 폴리네시아인 사제와 동행했다. 오늘날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속하는 라이아테아섬에서 태어난 투파이아는 자신의 민족이 돛을 단 원양 항해용 카누를 타고 먼바다를 오갔다는 이야기로 쿡을 놀라게 했다. 게다가 그 민족은 쿡과 선원들이 의지하던 나침반이나 육분의 등의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천문학과 바람, 너울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 방향을 정하고 항로를 유지하며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망망대해를 건넜다고 투파이아는 설명했다.

투파이아는 쿡에게 지도를 하나 그려줬다. 오늘날 유명해진 이 지도에는 대략 유럽만 한 크기의 해역에 흩어져 있는 74개의 섬이 표시돼 있다. 이는 폴리네시아가 지닌 전통 항해술의 정교함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하지만 투파이아의 지도는 이후 역사학자와 인류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이들 중 일부는 어떠한 인간도 도구 없이 육지가 보이지 않는 먼바다를 항해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일부 서양 사상가들은 오세아니아에 사람들이 살게 된 유일한 이유는 우연히 그곳에 표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본 협회의 탐험가 레후아 카말루는 호쿨레아호의 항해사로 활동해왔다. 그녀는 우리가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해 길을 찾으려고 하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고유의 능력”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폴리네시아항해협회(PVS)에 소속된 현대 항해자들은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시각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꾸준히 증명하고 있다. 이 단체는 50년 전 “우연한 표류” 이론을 완전히 뒤집었다. 앞서 미국 하와이제도의 학자들과 예술가, 목수, 선원들이 모여 역사적 설계를 바탕으로 19m 길이의 쌍동선을 건조한 터였다. 이들은 항해 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중요한 별의 이름을 따 이 배에 ‘호쿨레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1976년, 마우 피아일룩이라는 미크로네시아 출신의 항해 대가가 전통 방식만을 사용해 호쿨레아호를 하와이제도에서 타히티섬까지 몰고 갔다. 이 항해는 숙련된 항해자라면 나침반이나 지도, 기타 도구 없이도 수천 킬로미터의 넓은 바다를 의도한 방향대로 횡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또한 이를 계기로 오세아니아 전역에서 전통 항해술이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움직임은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PVS의 최고 경영자이자 본 협회의 탐험가인 나이노아 톰슨 같은 연륜 있는 인물들이 있다. 첫 항해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유서 깊은 호쿨레아호는 태평양을 일주하고 있다. 약 8만km에 이르는 이 여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태평양 지역사회가 해양 보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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