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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에덴동산

가봉의 대통령은 국토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며 아프리카 원래의 모습 일부분을 보존해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2002년 8월 1일 아침,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에서 엘 하지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대통령 외에는 거의 모두 회의 소집 이유를 몰랐다. 석유 수입 감소와 재정 적자 증가 때문에 정부가 갑자기 금융 위기를 맞게 된 것일까? 아프리카 전역과 전 세계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국제적 위기가 발생한 것일까? 그가 35년 동안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중앙아프리카의 평화중재자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이 지역에서 또다시 내전이 일어난 것일까? 그렇다면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맡을 것인가? 장관들은 대통령궁의 국무회의실에 모이는 순간까지도 그날의 안건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더욱 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것은 뉴욕의 야생생물보호협회(WCS)가 가봉 프로그램의 팀장으로 고용한 영국인 생물학자 리 화이트를 비롯해 세계야생생물기금을 위해 리브르빌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메룬의 생물학자 앙드레 캄뎀 토암과 역시 WCS 직원으로 미국인 생태학자이자 탐험가인 J. 마이클 페이 등 세 명의 외부인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었다.* 마이클 페이는 그 자리에 참석한 장관들에게 "가봉을 걸어서 횡단한 사람"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관광부 장관이 평소에 안면이 있는 화이트에게 "여기는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국무회의실은 테니스장만한 크기에 교회처럼 장엄하고 인상적인 방으로 중앙에 대형 마호가니 탁자가 두 개 놓여 있고, 정면에는 포스트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 기법이 사용된 높다란 대통령 연단이 자리잡고 있다. 탁자에는 칸막이가 쳐져 있으며 장관들이 하나씩 차지하고 있는 각 칸에는 전화를 비롯해 갖가지 전자 통신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시청각 브리핑을 위해 대형 플라즈마 비디오 스크린이 탁자를 마주보고 있고 대통령 연단 쪽으로 별도의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장관들이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화이트와 페이가 노트북 컴퓨터를 회의실 시스템에 연결하기 위해 애쓰느라 시간이 잠시 지체된 후 대통령이 들어왔다. 봉고 대통령은 긴 콧수염에 환하게 웃는 차분한 사람으로 밝은 노란색 정장 차림이 말쑥해 보였다. 봉고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더니 고개를 끄덕여 산림경제부 장관 에밀 둠바에게 회의를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둠바 장관은 페이 박사와 화이트 박사가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참석자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간단히 소개했다. "그래서 나는 마치 약장수처럼 준비해온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했죠." 몇 달 뒤에 리브르빌에서 만났을 때 마이클 페이가 그때의 일을 회고하며 말했다. 얼마 전에 코끼리 엄니에 찔려 생긴 상처는 거의 아물어가고 있었는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은 뻔한 그 사건도 그의 열의를 꺾지 못했다. 장관들을 상대로 정치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습지에서 덤불을 헤치는 것이 더 적성에 맞는 페이는 그날 아침 리 화이트에게 빌린 양복과 넥타이로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는 화이트와 함께 그 자리에 급히 호출되어 갔으며 회의실에 도착하고도 컴퓨터의 호환성 문제로 허둥대느라 자신이 해야 할 말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아주 다양한 부류의 여러 사람들에게 이미 똑같은 내용을 조금씩 변형해 말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장관들 앞에서 즉흥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 떨리지 않았다. 페이는 파워포인트를 사용해 일련의 인상적인 사진들(대부분 마이클 '닉' 니콜스가 '아프리카 대횡단기'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찍은 것들)을 클릭해가면서 가봉의 원시림을 비롯해 오지의 산과 내륙, 해양에 서식하는 아주 풍부한 생물과 국립공원 네트워크 안에서 그 생물들을 보호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에 대해 설명했다. 보호의 기회뿐만 아니라 생태 관광으로 얻을 수 있는 잠재 수입을 고려한 경제적 기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거칠면서도 민첩한 숲코끼리. 까불대는 송어처럼 하늘을 향해 물 위로 튀어 오르는 혹등고래. 날름대는 혀를 생생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카메라 렌즈에 구릿빛 머리를 바짝 갖다 대는 가봉북살모사. 울창한 숲 위로 돌출해 있는 거대한 화성암 바위 도상구릉(島狀丘陵). 대서양 해안을 따라 파도타기를 하고 있는 아주 침착하며 눈이 툭 튀어나와 있는 하마 등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당연히 하마가 파도타기하는 장면을 보면 다들 기절하죠." 페이가 말했다. 그는 이것이 가봉의 모습이라며 장관들에게 상기시켰다. 이곳은 다른 그 어떤 나라도 아닌 여러분의 나라라고. "이어서 리의 차례가 되었어요." 페이가 말했다. "리는 비디오 화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금상첨화 격이었죠." 화이트의 비디오에는 페이가 보여준 것과 거의 동일한 생물과 장소들이 소개되었고, 다른 점이 있다면 코끼리나 하마, 고래가 회의실 벽 너머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가봉의 신비를 보여주는 창 역할을 하는 플라즈마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페이가 도보로 횡단하면서 발견했던 랑구에 바이라고 하는 중동부의 광활한 숲 한복판의 빈터에서 어미 고릴라가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입맞춤을 하며 달래고 어르는 놀랄 정도로 친근하게 느껴지는 일련의 장면들이 나왔다. 샤이유 단층지괴 바로 옆에 있는 로페라고 하는 동물보호구역에서는 수백 마리의 맨드릴원숭이가 사바나를 질주하고 있었다. 비디오 장면 중 일부는 너무 감동적이어서 화이트는 잠시 아무 말 없이 화면이 넘어가도록 그냥 두었다. 화이트와 페이가 발표한 시간은 모두 합쳐 한 시간이 넘었는데 비디오 상영이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꼼짝 못하고 잡혀 있던 장관들은 '도대체 이 친구들이 언제 끝내려나?' 하는 눈치였다고 페이는 말했다. 그러나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화이트는 대통령의 허락을 받아 이야기의 종결부로 들어가 페이가 언급했던 국립공원 네트워크라는 거창한 아이디어를 격찬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봉 남서쪽 끝 해안 마윰바에서 동북부 언저리에 있는 민케베의 도상구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는 13개의 방대한 공원 후보지를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리브르빌 동북부의 안개에 휩싸인 크리스털 산과 함께 이빈도 강 상류 배수구역의 랑구에 바이를 둘러싸고 있는 원시림도 포함되어 있었다. 큰 엄니를 가진 코끼리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고릴라가 살고 있는 이빈도 강 상류 배수구역은 강으로 떨어지는 높은 폭포들과 몇 개의 지류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곳들은 다양한 종이 살고 있는 생태계를 나타냈으며, 각 지역은 국립공원으로 고려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화이트는, 지금은 다른 부서 장관이지만 과거에 가봉의 산림경제부 장관으로 일했던 리샤르 오누비에의 지원 아래 2년 동안 가봉의 여러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앙드레 캄뎀 토암과 함께 이 지역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지휘해왔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화이트는 마지막으로 가봉의 지도를 보여주었다. 지도 위에는 거대한 아메바처럼 13개의 국립공원 후보지 윤곽이 그려져 있었다. 그는 대통령과 장관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가봉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생태 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이런 국립공원 네트워크를 만들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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