룹알할리 사막
네 국가에 걸쳐 있는 아라비아 반도의 룹알할리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사막이다. 지금까지는 베두인 전통과 지리적 특징이 이 사막을 설명하는 두 가지 핵심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석유와 정치적 문제가 이곳을 이해하는 데 보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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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프티 쿼터(텅 빈 지역)'라고도 불리는 룹알할리 사막은 지구에서 가장 적대적이면서도 가장 호의적인 극단의 세계일지 모른다. 내가 그곳을 탐험하고자 사진기자 조지 스타인메츠와 함께 아라비아 반도에 도착한 것은 2004년 1월이다. 우리는 8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예멘을 관통하는 8500km 이상의 여정에 나설 참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가장 호의적인 환영 방식인 '총 쏘기' 의식을 거친 후 차를 대접 받을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덥고 건조하며 척박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이곳 환경은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정착을 방해해 왔다. 그러나 이곳은 갈림길에 놓인 한 문화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슬람, 전통 관습, 그리고 석유로 새롭게 얻은 부가 혼합된 자부심 많은 베두인 사회가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세계에 잘 적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곳인 것이다. 룹알할리 사막은 아라비아 반도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모래바다다. 면적 58만km2가 넘는 이곳은 오만, 예멘, 아랍에미리트 일부는 물론 사우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프랑스보다 넓은 지역에 걸쳐 건조한 황무지를 형성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은 룹알할리 사막보다 15배나 넓지만 대부분 자갈로 된 평원과 지표에 노출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그곳에 있는 모래의 양은 룹알할리 사막의 2배 정도밖에 안 된다. 찌는 듯한 열기와 엄청난 양의 모래 때문에 이 사막은 가장 생존력이 강한 사람이 아니면 살 수 없는 곳으로 간주되어 왔다. 정착해서 살 만한 곳이라기보다는 그냥 지나쳐 가야 할 불모지로 간주되어 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10여 개 베두인 부족이 사막 변두리를 따라, 그리고 이따금 사막을 가로지르며 역사시대 이전부터 생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