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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공룡들

글 : 존 업다이크 사진 : 픽셀더스트 스튜디오스

중생대에 살았던 특이한 공룡의 모습을 본 소설가 존 업다이크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진화가 녀석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난 200년간 발굴된 공룡뼈는 어떤 전설 속 괴물보다도 괴상한 모습이었고, 더 이상한 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매년 수  종의 새로운 뼈가 등장하고 있으며, 요즘은 중국과 아르헨티나에서 놀라운 뼈들이 집중적으로 발굴되고 있다. 최근 발견된 괴상한 공룡뼈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체 자연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녀석들을 태어나게 한 건지 의아할 정도다. 예컨대 데이노케이루스는 2m나 되는 거추장스러운 앞다리와 커다란 발톱 세 개를 도대체 어디에 썼을까? 모노니쿠스는 자그마한 앞다리 끝에 하나씩 달린 갈고리 발톱으로 무엇을 했을까?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모노니쿠스는 억센 발톱으로 곤충을 찾아 파먹고, 데이노케이루스는 기다란 앞다리로 나뭇잎과 나무껍질을 한 움큼 벗겨 먹었을 수도 있다. 데이노케이루스의 사촌 격으로 사람만 한 육식공룡인 데이노니쿠스는 먹이를 덮쳐 긴 앞다리와 발가락이 세 개 달린 앞발로 휘감은 뒤 낫처럼 생긴 발톱으로 먹이가 죽을 때까지 걷어찼다.
꼬마공룡 에피덴드로사우루스는 세 번째 발가락이 엄청나게 긴데, 아마도 이 부위를 이용해 오늘날의 여우원숭이처럼 나무에 매달려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박쥐와 익룡은 길쭉한 손가락들이 막으로 이어져 있어서 날 수 있는데, 아마 에피덴드로사우루스도 그 방향으로 막 진화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스티라코사우루스 같은 각룡류의 정교한 두개골 장식이나 마시아카사우루스의 수평으로 돌출한 앞니처럼 겉보기에 쓸모없어 보이는 극단적인 생김새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마시아카사우루스는 그야말로 해괴함 그 자체다. 살짝 휘어서 앞으로 튀어나온 이빨이 녀석의 입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실 현존하는 코끼리의 몸통과 엄니, 엘크의 뿔, 공작의 꼬리 역시 기이한 형태를 지니고 있긴 마찬가지다. 실제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공룡을 이해하기 어렵다. 모습을 볼 수도, 소리를 들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다. 사람의 몸도 공룡의 눈에는 얼마나 이상하겠는가? 깃털 없는 얇은 피부, 접시처럼 납작한 얼굴, 두 발로 흐느적거리며 걷는 모습, 사지 끝에 달린 연약한 손가락과 발가락, 거기다 꼬리도 없는 오싹한 생김새. 우웩. 중무장한 공룡 입장에선 어떻게 저런 허약한 동물이 살아남았을까 하고 의아해하지  을까?
약 2억 년 전 등장한 공룡은 1억 3500만 년 후 돌연 사라질 때까지 지구의 땅 위를 지배했다. 20만 년 전에야 호모 사피엔스로서의 외형을 갖추고, 1만 년 전부터 기록을 남기고 도시를 형성하기 시작한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긴 시간이다. 최 의 공룡(작고 가벼우며 두 발로 걷는 육식공룡)이 3기로 구분되는 중생대의 제1기인 트라이아스기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지구는 판게아라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이었다. 판게아는 쥐라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로라시아 대륙과 곤드와나 대륙으로 나뉘었다. 백악기 말에는 해수면이 높아 육지가 지금보다 좁았고, 당시 섬이었던 인도 대륙이 아시아 대륙과 충돌하기 전이라 히말라야 산맥도 없었지만 대륙들은 지금과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 세상은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안데스 산맥과 로키 산맥이 솟아오르고 꽃식물과 벌이 등장했다. 오늘날보다 따뜻하고 습한 중생대 기후 때문에 극지방 근처에 양치식물, 소철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상록수, 은행나무, 나무고사리 숲이 형성되었다.  식공룡의 덩치는 점점 거대해졌고 그와 함께 육식공룡의 크기도 커졌다. 날은 여름처럼 따뜻하고 살기도 편했다.
사실 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더 단단하고 뾰족해진 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점점 치열해졌을 생존경쟁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하지만 두개골의 장식과 등에 난 골판(骨板)이 방어나 공격에 유리했을지는 확실하지  다. 후두류(厚頭類) 공룡 중 가장 덩치가 컸던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둥그렇고 단단한 두개골은 박치기를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하지만 과연 그 머리로 무엇을 받았을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커다란 포식자를 만날 경우 이런 두개골은 어차피 별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가 전부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이다. 같은 종의 수컷들끼리 박치기 대결을 했을 것 같지도  다. 뼈의 두께는 25cm나 되지만 충격을 흡수하진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중에도 두개골이 납작하고 얇은 녀석이 있는가 하면 길쭉하고 뾰족한 두개골을 가진 녀석도 존재했다. 둘 다 박치기를 하기에는 알맞지  은 생김새다. 어쩌면 두개골은 그저 슬쩍슬쩍 상대를 밀거나 위압적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보다도 실용적이지 못한 형태를 지닌 두개골이 있으니, 바로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의 일종인 드라코렉스 호그와트시아의 머리뼈다. 녀석의 두개골에는 햇살이 퍼져나가는 형태로 삐죽삐죽한 뼈와 혹이 잔뜩 나 있다. 지금까지 이런 두개골은 이것 하나만 발견되었다. ‘해리 포터’가 다니는 마법학교에서 이름을 딴 이 두개골은 인디애나폴리스 아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또 하나의 백악기 후기  식공룡으로 입이 오리 부리처럼 생긴 파라사우롤로푸스 워커아이의 두개골에는 등  으로 쭉 뻗은 파이프 같은 특이한 구조(골즐)가 달려 있다. 헤엄칠 때 스노클 같은 기능을 하는 신체구조라는 견해가 있었지만 이 골즐에는 공기를 빨아들일 만한 구멍이 없다. 아마도 트럼펫처럼 소리를 내어 무리와 의사소통을 하거나 환한 빛깔의 얇은 살가죽을 받쳐주면서 짝을 유혹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투 능력과 먹이채집 능력이 뛰어나거나 짝짓기에 성공하고 무리에 들어간 녀석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대물림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