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도보 여행
글 : 댄 코에펠 사진 : 마이클 크리스토퍼 브라운
도보, 스키, 래프팅만으로 여덟 곳의 국립공원과 수십 개의 산맥을 지나 캐나다의 유콘 준주를 종단해 장장 7530km나 되는 거리를 종주한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앤드루 스쿠르카가 이 모험에 나섰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앤드루 스쿠르카(29)는 사기가 꺾여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낯선 기분이었다. 2002년부터 4만 2000여km의 거리를 도보로 여행하고 이를 기록하면서 이 모험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장 빠른 도보 여행자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런 그가 미국 알래스카 주의 아주 작은 마을인 슬라나의 우체국 앞에 앉아 보급물품용 소포를 뜯으며 열정을 되살리려 애쓰고 있었다. 소포 안에는 스키용 폴을 대체할 도보용 지팡이부터 말린 파스타를 정확하게 무게를 재서 포장한 여러 개의 봉지들, 공간을 줄이기 위해 잘게 부순 감자칩, 꼭 필요한 양만큼만 넣어둔 M&M 초콜릿, 그리고 몇 개월 전에 수집하고 분석해둔 정보와 지침을 표시해놓은 지도까지 온갖 생필품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때는 5월이었고, 스쿠르카는 7530km에 달하는 도보와 래프팅, 스키를 이용한 알래스카 일주를 3분의 1도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문제는 녹아서 질척해져 버린 눈이었다. 눈 덩어리의 표면은 얼어붙어 있어도 스키를 탄 그의 체중을 견뎌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했다. 고도가 높으면 봄철의 눈이라도 더 차고 단단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결국 스쿠르카는 스키를 타지 않고 걷기로 했다. 그는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다리가 눈속에 무릎까지 빠지고 지팡이로 울창한 버드나무와 오리나무 덤불을 헤쳐나가면서 하루를 거의 다 보냈다. 어두워지기 전까지 가까스로 19km를 이동했다.
2007년에 스쿠르카는 미국 서부 지역을 일주하면서 1만 1064km를 완주했으며 하루 평균 53km를 걸었다. 2년 전에는 캐나다 퀘벡 주의 대서양 연안에서 미국 워싱턴 주의 태평양 연안까지 1만 2517km에 달하는, 소위 말해 ‘바다에서 바다로’ 노선을 주파했다.
그는 슬라나 마을 근교에 있는 어느 길가의 공중 전화로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 있는 가족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아무 이유 없이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갑자기 그가 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