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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여름

글 : 캐시 뉴먼 사진 : 요나스 벤딕센

러시아의 혼이 깃든 다차에서는 러시아의 문화 양극화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러시아인이라면 누구나 시골 별장 ‘다차’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은 갖고 있다. 그 이야기란 좀처럼 지지 않을 듯 길어진 해 덕분에 저녁 늦게까지 공놀이를 했다든지, 솔방울을 주워다가 주전자를 얹고 물을 끓이는 불에 넣어 향을 피웠다든지, 푸른 전나무에 둘러싸인 차가운 연못에서 수영을 했다든지 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담일 수 있다.

 

혹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그라지거나 결혼으로 꽃피우는 첫사랑처럼 낭만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니면 가슴 아프거나 심지어 속죄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는 이렇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와 침대에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는 남편을 쫓아냈다.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남편도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그녀가 찾은 해결책은 500루블에 구입한 다차였다. 버섯을 딸 수 있는 숲과 호수가 가까이에 있었고 정원이 딸려 있었다. “다차가 나를 살렸어요.” 그녀는 말한다.

 

러시아의 비극적인 역사에 얽힌 슬픈 이야기도 있다. 나탈리아 이바노바의 할머니는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 후 홀로 두 아이를 키우다가 재혼했다.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은 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다차를 한 채 구입했다. 남편이 스탈린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실종된 후 그녀는 남은 생을 그곳에서 보냈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심지 않으셨어요. 심지어 꽃도요. 오직 잡초만 무성하게 자랐죠.”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나탈리아는 회상한다. “어릴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잡초가 내 키보다 훨씬 더 컸어요.”

 

달콤하든 씁쓸하든, 밝든 암울하든 간에 다차에 얽힌 이야기는 항상 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어쨌든 다차는 여름 별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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