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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언어들

글 : 러스 라이머 사진 : 린 존슨

14일마다 언어가 하나씩 사라진다. 다음 세기가 되면 지구에서 사용되는 약 7000가지 언어 중 거의 절반이 사라질 듯하다. 공동체들이 고유 언어를 버리고 영어나 중국어 또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어느 초가을 아침, 안드레이 몽구시는 부모와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양 무리에서 얼굴이 까맣고 꼬리가 살진 양을 한 마리 골라 가축 방목장 밖에 있는 방수포 위에 벌러덩 눕혔다. 몽구시 일가는 시베리아의 타이가 지역에 살고 있다. 타이가는 러시아 연방 소속인 투바 자치공화국의 수도 키질에서부터 지평선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대초원의 변두리에 있는 침엽수림이다. 그들은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한복판 가까이에 살고 있지만 언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는 개발과 보존의 경계선에 있다. 투바 족은 예부터 목축을 해온 유목민이다. 계절에 따라 이 초원에서 저 초원으로 전통 천막촌인 ‘아알’과 양, 소, 순록 떼를 이동시킨다. 몽구시의 부모는 도시에서 일을 하다 시골의 천막촌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투바어도 하고 러시아어도 구사한다. 안드레이와 그의 아내는 영어까지 한다. 두 사람은 투바 전통 악기로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투바 국립교향악단의 단원들이다. 안드레이는 가장 전형적인 투바 음악 형식인 ‘회에메이’, 즉 창(唱)의 대가이기도 하다.

키질에서 내가 대학생들에게 투바 단어 중 영어나 러시아어로 번역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노래하다’라는 뜻인 ‘회에메이’일 거라고 답한다. 이 노래는 투바의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 투바 토박이만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이 외제리(투바 특유의 양 도살 방식)’도 마찬가지다. 만약 도축이 사람과 동물의 친밀감 정도를 나타내는 기준이 될 수 있다면 호이 외제리는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나타낸다. 도살자는 양을 도살할 때 먼저 가죽을 절개하고 손가락을 넣어 급소 동맥을 끊어버린다. 그러면 양은 놀라지 않고 금세 숨을 거둔다. 아주 평온하게 숨지기 때문에 양이 죽었는지 확인하려면 눈을 살펴봐야 한다. 투바어에서 호이 외제리는 도축뿐만 아니라 자비와 인정을 의미한다. 또한 한 가족이 양을 죽이고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 뒤 가죽에소금을 치고 고기를 요리하고 피와 깨끗이 세척한 내장을 모아 소시지를 만드는 의식을 뜻한다. 모든 절차가 매우 솜씨 좋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날 아침 몽구시 일가가 그랬듯 피 한 방울 떨구지 않은 채 2시간이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호이 외제리는 동물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동시에 민족성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한 대학생은 이렇게 설명했다. “만약 투바 사람이 다른 곳에서 하는 식으로 총이나 칼을 사용해 동물을 죽인다면 동물 학대 행위로 잡혀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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