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츠족
글 : 글레브 라이고로데츠키 사진 : 예브게니아 아르부가예바
러시아 북극 지방에서 순록을 치며 사는 토착 유목민 네네츠족은 해마다 긴 여정을 떠난다. 이들은 오늘날 두 가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바로 기후변화와 거대한 천연가스 매장지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유리 후디가 커다란 움막 안에서 불 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밖에는 움막 일곱 개가 반원을 그리며 늘어서 있다. 시베리아 툰드라에 있는 언덕들이 북극해를 향해 펼쳐져 있고 저 멀리 언덕마루에서는 순록 한 무리가 풀을 뜯고 있다. 7월 중순인 지금 유리가 이끄는 네네츠족 목동들은 야말반도 남단에서 북극 해안 쪽으로 약 300km 되는 지점에 와 있다. 보통 때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이동하는 거리의 절반 정도를 온 셈이다.
“카라해 인근의 여름 목초지까지 도달한 건 3년 만이에요. 순록들이 긴 여정을 떠날 만큼 건강하지 않았거든요.” 유리가 말한다. 2013~2014년 겨울, 따듯한 날씨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야말반도 남부에는 비가 내렸다. 그런데 뒤이어 찾아온 혹한으로 빗물이 얼어붙어 겨울 목초지 대부분이 두꺼운 얼음으로 덮였다. 순록은 눈을 파헤쳐서 겨울 주식인 이끼를 먹는데 그때는 얼음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유리가 모는 순록 떼와 다른 순록 떼에서 수만 마리가 굶어 죽었다. 2016년 여름, 살아남은 순록들은 여전히 기력을 회복하는 중이었다.
움막 입구가 확 열리더니 순록 한 마리가 뿔을 아래로 내린 채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온다. 녀석은 불 앞에서 몸을 털더니 털썩 주저앉아 되새김질을 한다.
“이 어린 암컷은 어미를 잃어서 우리가 움막 안에서 길렀어요. 내년에는 녀석에게 새끼가 생기기를 바라고 있어요. 지금은 순록 수가 3000마리로 줄었어요. 여느 때의 절반밖에 안되죠.” 유리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