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데기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글 : 페리스 자브르 사진 : 휴 터비
수학과 물리학, 진화라는 세 가지 학문적 원리가 결합해 지구상에서 가장 매혹적이라 할 만한 천연 구조물들을 만들어낸다.
앵무조개의 나선형 구조. 전복의 오색영롱한 진줏빛 광택. 여왕수정고둥의 뾰족한 돌기. 우리는 이런 천연 구조물에서 정밀함과 우아함, 강인함을 볼 수 있다. 조개껍데기는 형태와 기능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인간의 창의력을 능가하기도 하고 그것에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인간은 글이 기록되기 이전부터 조개껍데기에 찬사를 보냈다. 고고학자들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약 12만 년 전에 만들어진 조개껍데기 목걸이의 잔해를 발굴했다.
발견 지역: 남서태평양
일반명: 배꼽앵무조개
모든 연체동물의 몸은 외투 같은 기관인 ‘외투막’에 둘러싸여 있다. 이 기관은 탄산칼슘을 분비하고 그것을 단백질 골격과 혼합해 한 층씩 껍데기를 만들어낸다. 연체동물은 껍데기를 확장하면서 단 한 군데에만 새로운 물질을 덧입힌다. 바로 개구부, 즉 ‘각구’다. 이 각구를 원이라고 상상해보자. 만약 연체동물이 새로운 층을 만들 때마다 각구만 한 크기로 동그랗게 물질을 쌓아 올린다면 그 껍데기는 원통형으로 길어질 것이다. 반면 연체동물이 각각의 새로운 층을 만들 때마다 원둘레를 늘린다면 껍데기는 원뿔형이 될 것이다. 또한 각구의 한쪽에 다른 쪽보다 더 많은 물질을 쌓는다면 연체동물은 원통형 껍데기를 구부려 도넛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왼쪽이 더 두꺼운 비대칭 원들을 하나씩 쌓아서 붙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균일한 원들을 쌓았을 때처럼 깔끔한 원통형 탑을 형성하는 대신 아치형 입구에 쓰이는 쐐기돌처럼 한쪽으로 휘어져 결국 고리 모양이 될 것이다. 외투막이 어느 정도 물질을 분비하는 지점을 회전시킴으로써 연체동물은 그런 고리를 비틀어 나선형 관으로 만들 수 있다.

발견 지역: 북대서양
일반명: 큰위고둥
우리는 주로 조개껍데기의 미적 특성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안에 사는 동물들은 ‘보호’라는 더 실용적인 이유로 조개껍데기를 소중히 여긴다. 약 5억 4000만 년 전,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알려진 혁신적인 진화 과정이 지구를 한바탕 휩쓰는 동안 포식 동물들은 훨씬 많아지고 능수능란해졌다. 몸이 부드럽고 이동이 느린 유기체는 끊임없이 위험에 처했다. 대략 이 시기에 해양의 연체동물들은 노출되고 취약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껍데기를 발달시켰다. 이에 대응해 갑각류와 어류 및 기타 포식 동물은 더 발전된 무기와 사냥 기술을 발달시켰다.

발견 지역: 동아프리카
일반명: 동아프리카달팽이
따라서 조개껍데기는 단지 생물학이나 물리학의 산물이 아니며 수학적 모형이나 다윈의 진화 이론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가 매혹적으로 느끼는 조개껍데기의 정교한 조형미는 기하학과 역학, 생태학, 진화, 우연의 일치가 어우러져 나타난 것이다. 우리가 모래에서 퍼 올리거나 박물관에서 감탄하며 본 모든 조개껍데기는 과학계가 아직 다 풀지 못한 비밀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물이자 우리 지구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물리적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