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닷속으로
글 : 애니 로스 사진 : 닐 제이미슨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지구상에서 가장 베일에 싸여 있는 서식지인 심해의 신비를 밝히려는 탐사대를 따라가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6월의 어느 포근한 아침, 87m 길이의 민간 연구선 한 척이 아조레스제도의 푸르른 해안 암벽을 떠나 항해에 나섰다. 포르투갈 본토에서 서쪽으로 약 1600km 떨어진 아조레스제도는 북대서양에 솟아 있는 섬들의 무리다. 하얗게 빛나는 오션익스플로러호의 선수에는 선상 헬기장이 설치돼 있고 선미 부근에는 노란색 잠수정 두 대가 놓여 있었다. 수면 아래로는 수중 지형을 측정하는 고해상도 음파 탐지기가 선체에 장착돼 있었다.오션익스플로러호는 특수한 임무를 띠고 출항했다. 바로 뭉툭코여섯줄아가미상어의 자연 서식지에서 녀석들에게 추적기를 부착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임무였다. 이 상어는 심해에서 살아가는 탓에 습성의 상당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약 2억 년 전에 등장한 이 선사 시대의 포식 동물은 몸길이가 최대 5.5m까지 자란다. 녀석은 수심이 900m가 넘어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저온 해역인 약광층에 숨어 산다. 그렇지만 매일 저녁이면 세 시간에 걸쳐 수심이 얕은 지점까지 천천히 부상해 아조레스제도와 인접한 해산의 암붕 위 사냥터에서 먹이 활동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