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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 사하라 종단기

영국인 탐험가 한스 비셔가 사하라 사막 심장부를 종단한 지 거의 100년 만에 같은 영국인 존 헤어가 당시의 행로를 거꾸로 올라가는 여정에 나섰다. 그의 원정대는 장장 2400km를 여행하며 가시 열매로 뒤덮인 고원과 모래언덕지대를 통과하며 폭염과 혹한, 굶주림을 겪게 되는데...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분주하고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자연 세계에 동화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효과적으로 짐을 꾸리고 로프를 다루는 방법, 식사도구와 식량이 든 나무 상자를 싣는 방법 등을 금세 배웠다. 나이가 젊어 식욕이 왕성한 조니는 특히 식량 상자들을 안전하게 싣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한낮에는 기온이 38°C 가까이 올라갈 정도로 무더워 그늘이 반갑기는 했지만 한 시간 동안 쉬며 그늘에서 점심을 먹는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하려면 낙타가 짊어진 짐을 모두 내렸다가 다시 실어야만 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우리가 직접 하는 것보다 아르갈리와 그의 부족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단조로운 사막만 바라보며 매일 7시간씩 가다 보니 머리가 이상해질 지경이었다. 조니는 낙타를 타고 가면서도 용케 책을 읽곤 했다. 나도 따라 해봤지만 한 시간이 지나자 낙타의 걸음걸이 때문에 출렁거려 현기증이 났다.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낙타에 집중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영리한 동물은 주인이 딴 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눈치 채면 행렬의 방향과 정반대로 가버리기 일쑤였다. 한번은 노래를 부르려고 머리 속에 저장된 온갖 노래와 찬송가들을 다 기억해내느라고 애를 쓰기도 했다. 물론 동료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만 바람이 정면으로 몰아치면 대화가 불가능했다. 그러면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채 공상에 빠져들었다. 우리가 터벅터벅 나아가는 동안 주위의 관목들은 열기 속에서 솟아올랐다가 가물가물 사라져갔다. 이런 광경과 틴-툼마의 끝이 멀었다는 생각 때문에 끝없이 펼쳐지는 고원은 더 이상 줄어들 것이 없는 바싹 마른 뼈처럼 여겨졌다. 하늘의 푸른빛은 하얗게 피어 오르는 뜨거운 열기 속에 가려졌고, 태양빛은 원한이라도 품은 듯이 딱딱하게 구워진 땅과 지글거리는 모래 위로 따갑게 쏟아져 내리며 땀이 땀샘에서 나오기도 전에 증발시켜버렸다. 가끔씩 우리 옆으로는 풀에서 떨어진 티끌이 흙먼지와 함께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따라오다가 땅에 떨어지곤 했다. 그러다가 다시 더 큰 원을 그리면서 관목숲으로 날아간다. 그리곤 한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다시 소용돌이치며 이번에는 우리를 향해 불어 닥친다. 바스락대는 작은 소리는 점점 맹렬하고 요란하게 커지면서 소용돌이는 이파리, 나뭇가지, 작은 돌들을 두꺼운 먼지 구름 속으로 빨아올린다. 그리고 내려앉을 때는 따가운 모래를 우리 귀와 눈과 코에 잔뜩 채워넣고 얼굴 쪽으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대곤 했다. 그러고 나선 다시 살아 있는 생물처럼 휘청거리고 몸부림을 치며 춤을 추듯 다시 사막으로 멀어져갔다. 입을 바싹 말리고 숨을 헉헉 차게 만들어놓고는 말이다. 여러 날 동안 물의 신기루만 보이더니 타카르티바 근처의 가파른 모래언덕들 사이에서 드디어 진짜 호수가 나타났다. 헤어가 이끄는 원정대는 이곳에서 낙타가 먹는 야자수 잎들, 잔 새우떼, 여우나 재칼이 홀로 지나간 발자국 등을 발견했다. 3주가 지나자 태양에 타 들어간 가시 열매 땅이 갑자기 높이 솟은 모래언덕지대로 바뀌었다. 빌마의 그랑 사막에 도착한 것이다. 이 지점에 들어서자 정말 낙타의 땅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우리는 내연기관 엔진이 정복하지 못한 자연 속에 들어선 것이다. 우리가 지나는 곳은 표면이 아주 부드러웠다. 낙타들은 성긴 모래 속에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데도 힘겨운 발걸음을 계속 옮겨놓으며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모래언덕으로 올라갔다. 오르막길에서는 힘들어 끙끙거리던 녀석들도 내리막길이 나오면 쏜살같이 나아갔다. 짐을 나르는 낙타들은 모두 긴 줄로 엮어놓았는데, 낙타 행렬이 가파른 경사면을 내려갈 때는 키가 150cm도 안 돼 보이는 아담이 행렬의 앞뒤를 오가며 낙타들을 몰아 동일한 속도를 유지하게 했다. 속도가 맞지 않으면 엮어놓은 밧줄이 끊어져 낙타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밧줄을 다시 묶는 동안 멈춰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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