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번호 45701
지금부터 출발! 114명의 오하이오대학 시각 커뮤니케이션 스쿨 학생들이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섰다. 촬영중에 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오후 날씨는 정말 최악이었어요. 우중충하고 빛도 별로 없었으니까요." 학생인 리사 로크가 회상한다. 지난 10월 26일 카메라로 무장한 보도사진학과 학생들이 우편번호 45701 구역을 촬영하러 나섰다. 이 행사는 시각 커뮤니케이션 스쿨 학장인 내가 결정한 일이었다. 촬영 전날 저녁에 학생들은 교수들과 모임을 갖고 간단한 지시사항을 들은 후 네거티브 컬러 필름 세 통씩 받았다. 지시내용의 골자는 이랬다. "머릿속에서 미리 이미지 구도를 잡은 후 셔터를 누를 것. 이틀 뒤 아침 9시에 와서 교수에게 일대일 평가를 받을 것. 또 하나, 촬영을 즐길 것." 이번 과제는 성적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내 작품이 100명도 넘는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물리치고 학교의 홈페이지와 '애선스 뉴스'지에서 발행하는 16쪽짜리 증보판에 실릴 수 있을까? 촬영 기술이 좀더 향상될 수 있을까? 기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한 장이라도 건질 수 있을까?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고 있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새벽부터 황혼까지'라는 대학의 연례 촬영 행사를 6년 동안이나 지켜봐왔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좋은 소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툼을 벌이거나 자신들을 귀찮게 하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농부들을 비롯해 땅에 애착을 갖고 있는 이곳 사람들은 예술가, 진화생물학자, 지구물리학자같이 생각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다. 애팔래치아 산맥 기슭에 위치한 헤바드빌 같은 곳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서로 어울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애선스로 이사온 후 아예 떠날 생각을 하지 않죠. 그들은 후추를 키우거나 살사(소스의 일종)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로크는 말했다. 마침내 단체 편집회의 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교수진은 학생들이 찍은 1만 2000컷의 사진들을 심사해 150장 정도만을 벽에 붙여놓기 때문이다. 선택된 사진들은 모두 앵글이 창의적이고 기술적으로 세련됐으며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으로 평가된 우수작들이다. 그리고 세 시간 뒤에는 이 중에서 겨우 25장만 남게 된다. 교수진이 각각의 사진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투표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숨과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어 16시간에 걸쳐 홈페이지와 신문 증보판에 싣기 위한 디자인 작업이 진행된다. 이렇게 진빠지는 과정을 겪은 후에는 우리 모두가 뭔가를 배우고 변화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잠시 중단한 채 우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혹시 자신들이 찍힌 사진이 올랐는지 확인해본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보도사진가로서 가장 힘든 작업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바로 평범한 것에서 독특한 것을 포착해 내는 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