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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라크의 주인이 될까?

이라크의 분열을 막을 수 있을 만큼 막강한 힘을 지닌 민족은 쿠르드족 뿐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쿠르드족은 이라트의 통합을 원하고 있는가?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991년 걸프전의 결과로 약 400만 명의 쿠르드인이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완전한 자치권을 누리게 되었다. 쿠르드 지역은 위도 36° 이북의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데다 고도의 군사훈련을 받은 '페슈메르가(peshmerga 쿠르드 민병대)'가 지키고 있어 사담 후세인의 위협에서 안전하게 보호 받고 있었다. 쿠르드족은 자치지역에서 선거를 치르는 한편 헌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을 선출하여 사실상 독립국가나 다름없는 면모를 갖추면서 바그다드에서 완전히 분리된 세계를 건설했다. 쿠르드족은 현재 역사상 유례없이 막강한 정치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라크 과도정부와 협상 끝에 군통수권과 자치지역에서 새로 발견되는 유전에 대한 통제권을 얻어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이라크 연방정부가 수립된다면 쿠르드족은 현재 누리고 있는 자치권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쿠르드족에게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완전한 독립의 꿈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14년 동안 자치를 누려 온 쿠르드족에게 이라크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쿠르드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어딜 가나 나라의 운명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는 걸 볼 수 있다. 이라크에서 완전히 분리독립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더 이상 쟁점이 아니다. 이제 쿠르드인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완전한 독립을 보장 받을 수 있는가이다. 나는 이것이 결국 '전사파'와 '건설파'의 대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살짜리 소녀가 두 세력의 차이를 분명하게 말해 주었다. 내가 미번 마지드를 만난 곳은 술라이마니야 시에 있는 산 위의 공원이었다. 미번은 아버지, 여동생과 함께 저녁 바람을 쐬러 나왔다. 북쪽과 동쪽으로 이라크 쿠르드 지역과 이란을 가로지르는 자그로스 산맥의 험준한 봉우리들이 어스름 속에 묻히고 있었다. 남쪽으로는 황금빛 석양에 물든 광활한 메소포타미아 평원이 바그다드와 페르시아 만을 향해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나도 유전에서 정신 없이 빠져 나온 터라 바람을 쐬면서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공원에 들렀다. 물 빠진 청바지 차림에 키 크고 호리호리한 십대 소녀가 내 팔을 툭 치자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저기요, 아저씨들 미국 사람이에요?" 오늘날의 중동에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소녀의 격의 없는 태도에 경계심이 사라졌다. 미번은 십대답지 않게 자기 생각을 똑똑히 말했고 캘리포니아식 영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했다. 외국에서 살다 온 여자친구에게 배웠다고 했다. 미번 마지드의 나이를 알게 되자 나는 이 소녀야말로 쿠르드족의 꿈의 결정체와도 같은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다. 미번은 바그다드의 통치 아래 살았던 적이 단 하루도 없었기 때문이다. 쿠르드 동부지구의 중심 도시이며 미번의 고향인 술라이마니야는 미번이 태어나던 해인 1992년 이후로 계속 쿠르드족이 통치하고 있었다. 미번은 기술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기술자들은 멋진 것들을 창조하잖아요. 집, 도로, 쇼핑센터 같은 것 말이에요. 기술자는 끔찍한 과거에 얽매여 있지 않아요. 미래를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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