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새치
글 : 제니퍼 홀랜드 사진 : 폴 니클렌
멕시코 무헤레스 섬 먼 바다에서 100마리가 넘는 돛새치들이 코끼리 덩치만 한 정어리떼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몸길이가 2.5m까지 자라기도 하는 돛새치는 사냥을 쉽게 하기 위해 바다 깊은 곳에서 햇빛이 비치는 해수면 부근까지 먹잇감을 몰고 올라온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사냥은 시작됐다. 멕시코 만 무헤레스 섬에서 북동쪽으로 80km 떨어진 푸른 바다에서 돛새치가 먹이를 찾아 헤맨다.
하늘에 떠 있던 군함새들이 이따금 낙하해 먹이를 낚아채간다. 레저낚시 가이드이자 돛새치 추적 전문가인 앤서니 멘딜로는 군함새 무리를 따라 보트를 몰았다. 예상대로 군함새떼 밑에는 수백 마리의 정어리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공처럼 둥글게 뭉쳐서 날뛰는 정어리떼 주위로 수십 개의 기다란 그림자가 돌고 있다. 사냥꾼들이다.
돛새치와 정어리는 회유성 어류로, 전 세계 해역에 넓게 분포한다. 하지만 1월부터 6월까진 돛새치와 정어리 모두 이곳 멕시코 만 근처로 모인다. 이곳의 대륙붕은 양쪽 모두에게 이상적인 서식지다. 쿠바와 유카탄 반도 사이를 흐르는 해류와 강물이 만나는 얕은 여울에 플랑크톤과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돛새치들의 사냥방식은 포유류와 유사하다. 주로 느슨하게 무리 지어 다니는 돛새치들의 팀워크는 가히 환상적이다. 녀석들은 먹이 주변을 돌며 먹잇감들이 똘똘 뭉치도록 압박한 후 교대로 사냥을 한다. 사냥은 매번 몸 높이의 두 배가 넘는 등지느러미를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것으로 끝이 난다.
돛새치의 몸은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로 보이는데, 보통 은청색 줄무늬처럼 보인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의 신경생물학자 커스틴 프리치스는 녀석들의 몸색깔이 바뀌는 것은 어두운 색깔의 멜라닌 세포 때문이며, 그 원리가 “블라인드를 치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녀석들은 평소 탁한 색을 띠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하면 멜라닌 세포가 색소를 수축시켜 몸 안쪽에서 화려한 금속성 색깔이 드러나죠.” 색을 번뜩이는 것은 먹잇감을 겁주는 한편 다른 돛새치에게 물러서라는 경고를 보내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코도 삐죽하고 헤엄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런 신호는 필수예요.” 프리치스는 말한다. 실제로 주둥이처럼 보이는 길게 튀어나온 위턱은 단검처럼 날카롭다. 녀석들은 이 주둥이를 먹이에게 휘두르거나 상어와 청새치 같은 적들과 맞설 때 사용한다. 그러나 이처럼 주둥이를 빨리 휘둘러대도 돛새치들이 서로를 찔렀다는 보고는 거의 없다. 녀석들은 순서대로 공격을 하기 때문에 흥분한 상태에서 눈알을 다치거나 배를 곯을 일도 없다. 정어리들도 공동작전을 펼친다. 녀석들은 우두머리 없이 서로의 간격과 움직임을 확인하며 동시에 움직인다. 수은 방울이 구르듯 유연하게 이동하면서 은빛으로 아른대는 정어리떼의 움직임은 포식자들을 어지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