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물
글 : 캐시 뉴먼 사진 : 존 스탠마이어
세례반에 담긴 성수에서 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신성한 강물에 이르기까지 물은 우리 삶의 은총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내가 만약 소명을 받아 / 종교를 창시한다면 / 물을 써야 할지니”
1954년 영국 시인 필립 라킨의 시 <물>의 일부다. 물이 등장하지 않는 종교는 거의 없다.
1954년 영국 시인 필립 라킨의 시 <물>의 일부다. 물이 등장하지 않는 종교는 거의 없다.
1950년대 종교사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물은 “만물의 원천이자 기원이며 존재의 모든 가능성을 모아놓은 저수지다. 물은 모든 형체의 요람이며 삼라만상을 떠받친다”고 설명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그러했고, 전설에 따르면 그 전에도 그랬다. 구약 창세기는 하나님이 “물 가운데 궁창(穹蒼)”을 만들어 천지를 창조했다고 말한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민물과 짠물이 뒤섞여서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믿었다. 피마 인디언 전설은 한 방울의 물에서 대지가 잉태되었다고 전한다. 대홍수로 인류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는 히브리, 그리스, 아즈텍 문명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육체는 목마르다. 영혼도 목마르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깊이 탐구했던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칼 융은 무의식의 세계를 물에 비유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호수 근처에 살아야겠어. 세상에 물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