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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우림의 거대한 맹금 구하기

글 : 레이철 누워 사진 : 카린 아이그너

과학자들과 브라질너트 채집자들, 지주들, 관광업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수리류에 속하는 남미수리를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나는 지금 허리춤까지 차오른 연갈색 물속에서 물에 잠긴 통나무에 걸려 넘어지고 거미줄을 뚫고 나아가며 브라질 출신의 생물학자 에버튼 미란다가 내는 길을 뒤따라가고 있다. 비싼 사진기 한 대는 현장 보조원 에드손 올리베이라가 웅덩이 속으로 고꾸라지면서 진작에 고장이 났고 사진작가 카린 아이그너는 말벌에 쏘여 팔뚝이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모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우리의 임무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브라질 마투그로수주에 있는 아마존 열대 우림으로 우리는 이 구역에서 약 1.5km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좀처럼 보기 힘든 남미수리의 둥지를 찾으러 왔다.

흑백의 날렵한 몸과 매서운 눈, 화려한 관모를 가진 남미수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수리류에 속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새일 뿐 아니라 조류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새 중 하나다. 남미수리의 발톱은 회색곰의 발톱보다 크기도 한데 녀석들은 이를 이용해 다 자란 나무늘보를 나무에서 낚아챌 수 있다. 또한 암컷의 경우 무게가 11kg 가까이 나가기도 한다.

최상위 포식자인 남미수리는 먹이동물의 개체수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며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미수리를 보호하는 데 성공한다면 녀석들이 사는 생태계의 생물다양성도 보존하게 되는 셈이죠.” 파나마에서 남미수리 보호 활동을 이끄는 비영리 보호단체 페레그린 기금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인 리처드 왓슨은 말한다.

야생 지대에 남미수리가 몇 마리나 남아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과학자들은 녀석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다. 미란다에 따르면 이 강한 맹금은 한때 멕시코 남부에서 아르헨티나 북부에 이르는 지역에 서식했지만 1800년대 이후로 서식지가 40% 이상 줄어들면서 현재는 대부분 아마존 우림에만 살고 있다. 남미수리의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농업, 광업 그리고 개발에 따른 삼림 벌채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란다는 2020년 초 브라질의 아마존 우림에서 1시간마다 55ha의 우림이 파괴된 것으로 추산했다.

미란다는 브라질의 남미수리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제대로 된 보호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명 얼마 못 가 브라질에 있는 이 맹금의 터전 중 상당 지역에서 녀석들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녀석들이 터전으로 삼는 지역은 아마존 우림 남동부를 에워싸고 있는 활 모양의 삼림 벌채 지대다. 그는 브라질 사람들에게 삼림을 개간하지 않고 그대로 뒀을 때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남미수리의 둥지를 찾는다면 녀석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장소들의 유형을 파악하고 그 장소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추가하게 될 것이다. 미란다가 위치추적장치(GPS)의 핀을 힐끗 봤다. 핀이 그가 둥지가 있다고 추정하는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세차게 흐르는 개울물이 우리의 길을 가로막았다. 미란다가 좌절하지 않고 반쯤 썩은 쓰러진 통나무 하나를 찾았다. 이 나무는 우리가 차례차례 개울을 건너는 동안 우리의 무게를 지탱해줬다. 우리는 진흙투성이의 둑을 기어올라 마침내 단단한 땅에 다다랐고 마지막 남은 1km를 빠르게 이동한 끝에 널따란 브라질너트 나무 줄기를 발견했다. 미란다가 연구하는 지역에서 남미수리는 이 나무의 높이 솟은 가지 위에 둥지를 튼다. 우리는 위쪽의 빽빽한 나뭇잎 사이를 들춰봤다. 약 30m 위에 있는 나뭇잎 사이에 난 작은 구멍에 커다란 잔가지 더미가 보였다. 둥지였다!

하지만 미란다가 발견한 하얗고 가느다란 깃털 하나를 제외하고 우리는 그 둥지에 남미수리가 산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녀석들의 울음소리를 녹음한 소리를 틀어놨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미란다는 이 둥지를 온종일 차지하고 있던 새끼가 3년간 부모 새의 품에서 지내다가 이제 이소 과정에 이른 것으로 추측한다.

미란다에 따르면 남미수리는 별다른 방해가 없으면 둥지 하나를 수십 년 동안 쓰기도 하기 때문에 2020년 말쯤이면 이 둥지에 새로운 새끼가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경우 관광객들이 이곳에 와서 둥지를 보며 감탄하고 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늘날 남미수리가 주로 목격되는 아마존 우림에서는 목축을 위한 벌목 활동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로 인해 녀석들의 서식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환경 보호 운동가들은 이 사진 속 전망대 같은 구조물에서 남미수리 둥지를 보려는 유료 관광객들로부터 목장주들이 돈을 충분히 벌면 그들이 숲 개간을 자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란다는 아마존 우림의 훼손되지 않은 지역에서 남미수리를 연구하기보다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활 모양의 삼림 벌채 지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벌채율을 83% 줄여 벌채되는 삼림의 면적을 4400km²로 만들었다. 그러나 소와 콩을 기르는 업자들이 정치인들에게 로비 활동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벌목 활동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9년 브라질 대통령으로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불법 벌목에 대한 단속을 줄였고 그 결과 삼림 벌채율이 30% 증가했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요즘 들어 늘고 있는 삼림 벌채 활동의 95%는 불법으로 이뤄진다.

미란다가 이 지역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 남미수리가 이미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약 5만 2000명의 주민과 79만 마리 이상의 소가 사는 알타 플로레스타에서 서쪽으로 250km가량 떨어진 한 프랑스 연구 기지에 터를 잡았다.

미란다는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 둥지를 찾아야 했다. 그는 우림 속에서 50km를 걸은 끝에 둥지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이 정도 속도라면 매달 둥지를 몇 개씩은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세 달에 걸쳐 400km를 걸었지만 미란다는 둥지를 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둥지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100달러의 포상금을 준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는 숲을 돌아다니며 떨어진 브라질너트를 줍는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브라질너트는 수익성이 좋으며 지속가능한 산업의 기반이 되는 요소다. “대가도 없이 늘 덤불 속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미란다는 말한다. 그는 브라질너트 협회들에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우림에서 남미수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이상한 남자에 대한 소문을 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린밸리 마을의 브라질너트 채집자 협회 회장 베리디아나 비에이라가 회상한다. 그녀는 과학 연구에 기여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 자신의 협회를 이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미란다는 브라질너트 채집자들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해 남미수리의 울음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는 방법과 숲바닥에서 둥지의 흔적을 찾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제 모두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해 남미수리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어요.” 비에이라가 말한다.

지금까지 그녀의 협회와 다른 여러 브라질너트 채집자 단체는 미란다가 마투그로수주 전역에서 둥지 34개를 찾는 데 도움을 줬다. 이는 “놀라울 뿐 아니라 믿기 힘들 정도로 가치 있고 보기 드문” 자료들이라고 페레그린 기금의 회장 왓슨은 말한다. 페레그린 기금은 유일하게 이와 견줄 만한 둥지 관련 기록을 파나마에서 수집했다.

미란다는 사람들에게 남미수리에 대해 알려주고 의도적으로 사냥되는 남미수리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홍보 운동에도 나섰다. 그는 지주 180명과 면담을 하는 동안 남미수리의 사체나 몸통 중 일부를 들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그들이 2년 동안 적어도 180마리를 총으로 쏴 죽인 것으로 추산했다. 그들 중 80% 이상이 이렇게 거대한 새는 본 적이 없어서 그저 자세히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미란다는 특히 위기에 처한 이 새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난 후 녀석들을 사냥한 것을 후회했다는 많은 지주들의 말에 기운을 낼 수 있었다.

“요즘에는 모든 사람들이 이 지역에 남미수리가 존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 이상 녀석들을 죽이지 않습니다.” 한때 벌목꾼이자 사냥꾼이었으며 현재 나무 타기 전문가로 미란다와 함께 일하는 로베르토 스토펠이 말한다.
 
생물학자 에버튼 미란다에 따르면 생태관광은 지주들에게 “숲이 경제적으로 쓸모없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이미 남미수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자신이 일하고 있는 아마존 지역에 해마다 수백 명의 관광객이 남미수리의 둥지를 보러 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렇게 되면 이 맹금을 비롯해 우림에 사는 수많은 다른 동물들뿐 아니라 일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란다는 남미수리가 총에 맞는 것을 막는 일도 도움이 되지만 진짜 문제는 막대한 면적의 숲을 베어 내지 않고도 숲을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삐쩍 마른 소 몇 마리를 키우려고 세계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숲을 불태우고 있죠. 벌채를 중단하려면 아마존 우림을 세계 경제에 통합시킬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해요.” 그는 말한다.

좋은 소식은 브라질 사람들이 나무를 베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이를테면 브라질너트를 채집하거나 양식어장을 운영하는 일은 목축보다 수익성이 더 높고 지속가능하다는 점이 과학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관광업도 실행 가능한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2016년 12월 미란다는 생태관광 회사 사우스와일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운영자인 찰스 먼과 연락을 취했다. 두 사람은 한 달도 안 돼 계약을 체결했다. “많은 과학자들이 전적으로 기초 연구에만 관심을 둘 뿐 연구 결과를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일에 적용시키는 데는 관심이 없어요. 에버튼은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일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는 점에서 보기 드물죠.” 먼은 말한다.

남아메리카 전역에 사진 촬영용 고급 사파리를 만들고 있는 먼은 보호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 그는 브라질 판타나우 지역에 처음으로 재규어 관광을 도입한 인물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 판타나우 전역에 있는 숙박업소 일곱 곳은 재규어 관광으로 연간 약 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관광업으로 혜택을 보는 목장주들은 재규어가 이따금씩 자신들이 기르는 소를 죽이는데도 더 이상 녀석들을 총으로 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것들이 실제로 이 동물들의 영향력을 높여 녀석들의 서식지를 인간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죠.” 먼은 설명한다. 2020년 7월을 기준으로 미란다는 남미수리가 둥지를 튼 사유지의 지주 35명을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둥지에서 새끼가 태어나면 먼의 회사에서 지역 주민을 고용해 관광객들이 둥지를 관찰하는 데 사용할 약 30m 높이의 전망대를 짓는다. 지주들은 하루에 방문객 한 명당 20달러를 요금으로 받고 지역 주민들은 짐꾼이나 운전사, 조리사 등으로 일하며 돈을 번다. 먼은 손님들에게 눈높이에서 남미수리를 보지 못하면 요금을 환불해준다는 보증서를 발행해준다.

미란다는 최종적으로 해마다 약 700명의 관광객이 마투그로수주에 남미수리의 둥지를 보러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먼의 회사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남미수리에게도 엄청난 이익이 될 것이다.

미란다는 남미수리의 미래와 녀석들이 대표하는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는 내년에 기초 연구를 늘리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포식자 연구소를 알타 플로레스타에 설립할 계획이다.

“아마존 우림 일대에 사는 사람들이 보존 활동을 자신의 일로 삼고 추진해나가야만 아마존 우림 보존 사업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거예요. 언젠가 우리는 아마존 우림이 브라질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미란다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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