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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불린의 은밀한 수호자들

글 : 레슬리 패트릭 사진 : 로버트 알렉산더 외 2곳

1536년에 앤 불린이 처형을 당한 후 그녀가 생전에 쓴 기도서는 수 세기 동안 행방이 묘연했다. 이제 이 기도서를 안전하게 보관해준 이들이 누구인지 밝혀졌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인 앤 불린은 요부이자 궁극적으로 영국의 종교계를 바꿔놓은 여성으로 묘사되곤 한다. 오늘날 그녀는 교육과 종교 개혁에 헌신한 대단히 총명하고 신앙심이 두터운 인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1536년 5월, 불린이 간통 및 근친상간이라는 미심쩍은 혐의로 체포돼 처형을 당하자 헨리 8세는 그녀의 흔적을 지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궁전 벽에서 그녀를 상징하는 왕실 문장이 전부 사라졌고 그녀의 반짝이는 보석들은 어두운 금고 속에 처박혔다. 또한 그녀가 아끼던 책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신원 미상의 화가가 16세기 말에 그린 이 그림은 앤 불린을 묘사한 것이다. 앤 불린은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였으며 간통 및 근친상간 혐의로 처형을 당했다.
그런데 불린의 소유물 중 하나였던 기도서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527년쯤에 인쇄된 이 아름다운 기도서에는 온종일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경건한 글들과 손으로 직접 그린 목판화 그리고 아주 희귀한 왕비의 손 글씨가 담겨 있다. 불린은 아름답게 장식된 책장의 한 쪽 귀퉁이에 다음과 같은 대구와 함께 서명을 덧붙였다. “기도할 때는 나를 기억하라, 그 희망이 하루하루를 이끌지니, 앤 불린.”

불린이 처형된 후 종적을 감췄던 이 기도서는 20세기 초에 미국의 백만장자 윌리엄 월도프 애스터가 불린이 유년 시절에 거주했던 영국 시골의 히버 성을 사들이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시에는 불명예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 왕비의 기도서가 어떤 이동 과정을 거쳤던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새로운 연구를 통해 예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서명들이 몇몇 책장에서 새롭게 발견되면서 기도서의 이동 과정을 추적할 기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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