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세계 5개 대륙에 분포하는 15종의 두루미는 우아한 자태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사람들은 행운과 위엄의 상징인 두루미를 "야생의 화신"으로 부르고 있지만, 이들의 야생 서식처가 사라지고 개체 수가 줄어드는 등 위기에 처함에 따라 과학자들과 자칭 "두루미광"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위스콘신 주 중부의 습지대가 내려다보이는 잠복처에서 나는 먼 곳에 있는 다리가 긴 새 한 마리를 바라본다. 흰색으로 획을 긋다가 끝을 구부린 것 같은 녀석의 목은 에메랄드 그린색 초원 위에서 빛나는 물음표처럼 보인다. 그때 갈대 숲 속에서 다른 한 마리가 불쑥 날아오른다. 녀석들은 태어난 지 1년 된 새들로 1.5m 정도의 키에 눈처럼 흰 깃털과 날아오를 때면 손가락처럼 활짝 펼쳐지는 검은 빛의 우아한 날개깃을 지녔다. 지금은 녀석들이 잠잠하지만 흉골 안에 감겨 있는 긴 기관(氣管)을 통해 거칠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야생의 노래같은 울음소리를 낼지도 모른다. 아메리카흰두루미의 영문 이름(whooping crane)은 이런 울음소리 때문에 붙여졌다. 가까이에 울타리가 쳐진 구역만 아니라면 드넓은 하늘, 바람에 굽이치는 키 큰 습지 식물, 야생 아메리카흰두루미가 연출하는 이곳의 광경은 원초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울타리 안에서 황갈색 깃털로 잘 위장한 새끼 아메리카흰두루미 몇 마리가 얕은 여울에서 먹이를 찾아다니고 있다. 두루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인 리처드 어바네크는 이 새끼 두루미들이 비록 사육되고는 있지만 사람의 모습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은 적은 없다고 속삭이듯 설명한다. 두루미 복장을 한 사람의 모습만 봐 왔다는 것이다. 북아메리카 동부에 야생 두루미의 무리를 재도입하기 위한 실험적 계획에 따라 지난 두 달 동안 두루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이 어린 두루미들을 먹이고 보살펴 왔다. 지금은 이 녀석들을 야생으로 방사하기에 앞서 조류 이동 협회가 개발한 현대 기술을 이용해 그들의 조상이 지녔던 습성인 이동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조류 이동 협회는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가 전통적인 이동 경로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전담 기구다. 울타리 가까이에는 탁 트인 초원이 활주로처럼 길게 펼쳐져 있는데, 새끼 두루미들은 이곳에서 두루미 의상을 한 조종사가 운행하는 초경량 비행기를 따라 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조종사가 새들을 이곳에서부터 남쪽으로 7개의 주를 지나 겨울을 나게 될 플로리다 주까지 1900km를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