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전갈
커다란 입과 왕성한 식욕에 민첩한 다리까지 갖춘 바람전갈. 사나운 사막의 거주자인 이들은 타고난 사냥꾼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이스라엘의 사막 위로 태양이 떠오를 무렵, 작고 괴상하게 생긴 녀석이 나를 노려보다가 서둘러 자신의 은신처로 몸을 숨겼다. 반짝이는 작은 눈에 뽀빠이의 팔뚝처럼 불거져 나온 턱을 가진 이 털북숭이 바람전갈(왼쪽)의 외모는 무시무시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녀석에게 다가갔다. 비록 독은 없지만 바람전갈에게 물리면 상당히 아프기 때문이다. 식욕이 왕성한 육식동물인 바람전갈은 곤충과 설치류, 도마뱀, 뱀, 작은 새도 공격한다. 전체 몸 길이의 3분의 1 너비까지 턱을 벌려 먹잇감을 잡는데 이는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턱을 넓게 벌리는 편에 속한다. 마치 집게와 칼을 함께 쓰는 것처럼 턱을 휘둘러 먹잇감을 톱질하듯 씹어 걸쭉하게 만든다. 그러고 나서 효소를 분비해 살점을 녹여서 그 즙을 자신의 위로 빨아들인다. 사실 이들은 전갈이 아니라 피일목(避日目)으로서, 거미, 진드기, 그리고 전갈이속해 있는 주형강(蛛形綱)에 속하는 포식자다. '태양거미'라고도 알려져 있고, 옆에서 볼 때 등이 불거져 나온 것 같아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낙타거미'라고도 부르는 바람전갈은 무게가 49~53g까지 나가며 다리를 펼치면 몸 길이가 13cm도 넘는다. 1100종 중 대다수는 야행성이다. 사막 주행용 자동차가 질주하는 것처럼 녀석들이 밤에 사막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보면 두려운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