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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미래

글 : 크레이그 웰치 사진 : 매슈 애보트 외 9명

폭염과 가뭄이 숲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방향을 전환한다면 우리는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이 숲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색깔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남쪽에 자리한 이곳은 재와 타버린 소나무로 단색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여름 정강이 높이로 자란 어린나무와 사시나무 줄기가 이 일대를 강렬한 초록색으로 물들였다. 검게 그을린 통나무 주변으로 분홍바늘꽃과 핏빛의 버팔로베리가 싹을 틔웠고 샛노란 아르니카가 산들바람에 흔들렸다. 2016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생한 ‘베리 산불’이 84km²를 집어삼킨 지 5년이 지난 지금 시꺼멓게 그을린 이 땅은 로키산맥의 숲들이 수천 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산불을 딛고 일어서고 있었다.
 
미국 와이오밍주 옐로스톤 국립공원 남쪽
생태학자 모니카 터너가 2016년에 불에 탄 소나무 숲에서 로지폴소나무 새순과 분홍바늘꽃을 세고 있다. 산불은 종자가 든 솔방울을 열어 로지폴소나무의 재생을 돕는다. 하지만 나무가 채 성숙하기도 전에 또다시 산불이 발생하면 회생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SOFIA JARAMILLO
모니카 터너(62)는 그 회복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었다. 7월의 어느 무더운 날, 생태학과 교수인 터너는 숲을 가로질러 50m 길이로 설치해놓은 띠를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그녀는 대학원생 한 명과 함께 띠를 중심으로 좌우 1m 이내에 있는 로지폴소나무 묘목의 개수를 세고 있었다. 우리는 포장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어떤 동물이 숲에 도사리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발밑으로 작은 나무줄기들이 빼곡해서 평소라면 몇 초 만에 가로질렀을 거리를 거의 한 시간에 걸쳐 통과했다. 테니스장의 절반만 한 면적에서 최종적으로 집계한 어린나무의 수는 2286그루였다. 이곳에서는 1ha당 17만 2000그루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로지폴소나무의 특징이에요. 맹렬한 기세로 되살아나죠.” 터너는 말했다.

하지만 바로 전날 터너는 불탄 목재들이 쌓여 있는 인접한 구역에서 당혹스러운 사실을 기록했다. 그곳은 새로 자란 소나무 묘목으로 가득 차 있는 대신 딱딱하게 말라붙은 땅 위로 꽃과 풀이 뒤섞여 있었다. 사시나무가 있기는 했지만 침입종 풀과 애기수영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 50m에 이르는 한 구간에서 터너가 발견한 소나무 묘목은 16그루에 불과했으며 또 다른 구간은 고작 아홉 그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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