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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조물

글 : 캐서린 주커먼 사진 : 대런 피어슨

한 사진작가가 빛을 물감으로 삼고 어둠을 캔버스로 삼아 기발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전직 그래픽 디자이너 대런 피어슨은 탁자 장식용 책을 우연히 접한 뒤 자신의 예술 세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추구하게 됐다. 그는 책의 내용 중 유독 한군데에서 영감을 받았다. 바로 작업 중인 파블로 피카소를 찍은 1949년의 흑백 사진이었다. 사진 속의 피카소는 붓 대신 빛을 이용해 허공에 작품을 ‘그리고’ 있었다.

사진작가 욘 밀리는 사진기 셔터의 속도를 느리게 설정함으로써 빛을 이용해 작품을 창작하는 피카소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라이트 페인팅 회사 ‘다리우스트윈’의 설립자 피어슨도 동일한 장노출 기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는 사진도 찍고 피사체도 그리며 작품에 예술성을 더한다. 
 
피어슨은 싹이 움트는 초목에 둘러싸인 채 눈을 반짝거리는 이 세 마리의 박쥐를 연출하기 위해 로스파드리스 국유림에 있는 암석층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어야 했다. 이 작품은 장노출을 준 세 장의 사진을 합성해 완성했다.
피어슨은 원하는 배경을 향해 삼각대 위에 사진기를 올려놓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그다음, 어둠에 묻히도록 검은색 옷을 입은 그는 사진기 렌즈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가 직접 설계하고 ‘나이트-라이터’라고 부르는 도구는 끝부분의 색을 바꿔 낄 수 있는 매직펜과 비슷하게 생겼다. 건성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마치 손전등을 들고 잃어버린 열쇠를 정신없이 찾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사실 상상력을 동원해 피사체의 모습을 실물 크기로 스케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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