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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된 노예선을 찾아서

글 : 타라 로버츠 사진 : 웨인 로렌스

노예선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나선 한 여성 잠수부의 노력 덕분에 비극적인 시대를 살아야 했던 인간들의 모습이 드러났고 그녀는 복잡한 가족사에 대해 알게 됐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살갗에 닿은 물이 차다. 사방이 고요하기만 하다. 잔해 위를 맴도는 동안 평온함과 감사함이 밀려온다. 고향에 온 기분이다.

수심 5m쯤 되는 그리 깊지 않은 물속으로 내려가니 30명가량의 다른 잠수부들이 둘씩 짝을 지어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주 키라고섬 연안에서 잠수부들은 휘몰아치는 거센 해류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며 산호로 뒤덮인 유물을 본떠 그리거나 치수를 잰다. 나는 처음으로 난파선의 잔해를 찾는 작업을 돕고 있다.

대다수의 잠수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우리는 탐사대에 합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고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노예선의 잔해를 기록으로 남기는 데 도움을 주며 수중 고고학회 회원으로서 훈련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노예선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상호세 파케테 다프리카호, 코스타리카에서 발견된 프레데리쿠스 콰르투스호와 크리스티아누스 퀸투스호, 미국에서 발견된 클로틸다호 등이 있다. 미국 클렘슨대학교 사범대학 교수이자 웹사이트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 데이터베이스’의 고문인 나피스 칸에 따르면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이 성행했던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인 약 1250만 명이 이런 선박에 강제로 몸을 실어야만 했다.
 
이야기꾼이자 잠수부인 타라 로버츠는 대서양에서 난파된 1000척에 달하는 노예선 중 일부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돕고 있다. 로버츠는 ‘목적이 있는 잠수(DWP)’라는 단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세계 노예무역의 복잡한 역사를 폭넓은 방식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흑인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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