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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생태 복원 작업

글 : 마이크 매커쉐런 사진 : 로버트 오메로드

토착 동식물을 재도입하기 위한 전 세계적 사업이 스코틀랜드 고지에서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연과 관광객 모두 혜택을 받고 있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스코틀랜드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진정한 야생의 땅이었다. 그곳에는 줄무늬가 뚜렷한 유럽들고양이를 비롯해 늑대, 스라소니, 곰이 구주소나무 숲 사이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목재와 숯을 얻고 농사를 짓기 위해 고지를 개간했다. 멧돼지와 긴털족제비, 엘크와 같은 토착종들이 자취를 감췄다. 오늘날 스코틀랜드의 삼림은 전체 토지 면적의 4%에 불과하다.

현재 환경 단체와 정부 기관은 연합체를 조직해 스코틀랜드의 생태계를 자연 상태로 복원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자원을 모으고 있다. 연합체의 목표로는 2030년까지 공공 토지의 3분의 1을 자연 복원 사업에 할당하고 식목 활동을 확대하며 핵심종을 재도입하는 것 등이 있다. 이런 계획이 성공을 거두면 스코틀랜드는 생태 환경을 원 상태로 복원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다.

“스코틀랜드는 장엄한 풍경과 아름다운 협곡을 자랑하지만 이곳 생태계는 오래전부터 크게 훼손돼왔습니다. 생태 복원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 때문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으니까요.” 비영리 단체 ‘스코틀랜드: 더 빅 픽처’의 전무 이사인 피터 케언즈는 말한다.

1980년대에 행해진 보존 노력은 선별적인 경향을 보였다. 주로 개별 생물종과 특정 서식지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전체 경관에 초점을 맞춰 생태계를 되살리는 것으로 접근 방식이 바뀌었다.

현재 70여 개국에서 생태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복원 단체 중에는 넬슨 만델라가 공동 설립한 아프리카 남부의 ‘피스 파크스 재단’과 스웨덴 라플란드부터 트란실바니아알프스산맥에 걸쳐 활동하는 ‘리와일딩 유럽’이 있다.
 
앨러데일 야생보호구역을 포함한 몇몇 장소에서는 한때 스코틀랜드에서 번성했던 동식물을 재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생태 복원에서 이런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핵심 요소 덕분이다. 바로 완벽한 야생 지대를 만들겠다는 이상주의적인 목표와 서식지의 연결성 및 종 다양성을 아우르는 접근 방식이다.

환경 자선 단체 ‘트리스 포 라이프’는 스코틀랜드 고지의 생태 복원을 지지하는 주요 단체 중 하나다. 이 단체는 고지 중부에 줄지어 있는 계곡들인 글렌 캐니치, 글렌 애프릭, 글렌 모리스톤, 글렌 쉬엘을 ‘애프릭 고지’로 불리는 대규모 자연 복원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30개년 계획 중 2년 차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훼손된 이탄지를 되살리고 물길과 숲을 복원하며 야생동물의 자연적인 이동 경로를 다시 연결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방문객들은 올봄 14세기 왕실 사냥터였던 글렌 모리스톤에 문을 연 ‘던드레건 리와일딩 센터’에서 이 야심 찬 계획을 미리 엿볼 수 있다. 4000ha에 달하는 이 센터 부지에는 산책로와 강의실, 게일 문화 전시관이 조성돼 있으며 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더 깊이 체험하고자 하는 연구원과 자원봉사자를 위해 40개의 침대가 있는 숙박 시설도 마련돼 있다.

생태가 복원된 애프릭 고지를 찾는 여행객들은 노루와 눈토끼, 유럽물밭쥐, 토끼박쥐, 수달, 검은뇌조 등 약 4000종의 토착 동식물을 보게 될 것이다. 2020년에는 19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검독수리가 이 고지에 둥지를 틀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생물종이 복원되고 있다. 특히 ‘케언곰스 커넥트’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생태 복원이 두드러진다. 여러 토지 소유자가 협력해 만든 단체인 케언곰스 커넥트는 영국 최대 규모인 케언곰스 국립공원 내 6만ha에 달하는 아북극 고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을 복원하고 오래된 구주소나무 숲을 복원하기 위한 200개년 계획에 착수했다. 올해 스코틀랜드 왕립동물학회는 약 20 마리의 유럽들고양이를 그곳에 도입할 예정이다.
 
관리자 이네스 맥닐(왼쪽)과 공원 관리원 라이언 먼로가 앨러데일 야생보호구역에 있는 글렌 모어 계곡의 강둑을 따라 나무를 심고 있다. 한때 사냥터였던 9300ha 면적의 이 부지에는 현재 진행 중인 생태 복원 작업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도 있다.
모든 사람이 생태 복원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땅을 우선시하다 보면 고지의 지역 사회가 소외되고 농업 및 어업, 임업, 수렵과 관련된 전통적인 토지 관리 관행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가축이 풀을 뜯는 곳에 포식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황을 찬성하는 농부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경관을 자연 상태로 복원시키려는 움직임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아직 세 번째 국립공원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그 공원은 생태 또는 자연 복원을 목적으로 조성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 기관 네이처스콧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관광 수입의 거의 40%가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관광업에서 발생한다. 재도입된 종들은 이미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붉은솔개의 개체수가 회복된 덕분에 이제 커쿠브리셔의 켄호에 있는 갤러웨이카이트트레일과 퍼스셔의 아가티 생태 복원 농장에서 붉은솔개를 볼 수 있다. 30마리의 검독수리를 스코틀랜드 고지에서 스코틀랜드 남부로 이주시킨 덕분에 이제 모펫힐스 방문객들은 검독수리를 관찰할 수 있다.

400년 전에 이 지역에서 자취를 감춘 유럽비버도 최근 다시 도입돼 아가일앤드뷰트의 냅데일에 있는 숲 등지로 옮겨졌다. 또한 타이강에서도 해 질 녘 카누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유럽비버를 목격할 수 있다. 비버는 해가 질 무렵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한편 폴 리스터는 앨러데일 야생보호구역에서 고지의 경관을 변화시키고자 자신의 부와 재산을 이용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9300ha 면적의 앨러데일 야생보호구역은 인버네스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서덜랜드에 있다. 리스터는 사냥으로 인해 1680년 무렵 스코틀랜드에서 공식적으로 멸종된 야생 늑대를 재도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2003년부터 행동에 나섰다.

“현재 이 보호구역에는 북방청서와 오소리, 소나무담비, 뇌조, 들꿩, 송어 등의 개체수가 크게 늘었어요. 늑대가 이곳에 돌아오는 것도 단 몇 년 내로 가능할 겁니다.” 리스터는 말한다.

지도 및 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