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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종을 요리에 사용하다

글 : 이브 코넌트 사진 : 조디 호턴 외 3명

쏠배감펭부터 칡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환경을 파괴하며 경멸을 받는 침입종은 맛이 좋을 수도 있다.

식당 메뉴에서 가장 구미가 당기지 않는 단어 두 개를 고르라면? 바로 ‘늪’과 ‘쥐’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에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늪을 따라 배를 타고 다니던 많은 요리사들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 당시 요리사들은 위기에 처한 루이지애나주의 습지를 보호하고자 하는 이 지역 생태학자들의 초대를 받아 여행을 하고 있었다. ‘늪에 사는 쥐’는 침입종 뉴트리아로 한때 녀석들은 모피 때문에 남아메리카에서 수입됐지만 현재는 루이지애나주의 야생 지대에 살면서 서식지에 있는 식물들을 갉아먹는 바람에 주 당국은 이 설치류 한 마리당 6달러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통째로 먹는 멧돼지 요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다이두에 레스토랑의 타말레에는 멧돼지 고기와 비계, 육수로 만든 소가 들어 있다.
“여기 있는 요리사들은 우리 지역의 유명 인사들입니다. 우리 문화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됩니다.” 미시시피강 삼각주 복원 연합의 재크 허버트는 말한다. 환경 보호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미국 남부가 침입종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곳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에는 6500종 이상의 침입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외래종은 왕성하게 번식하고 고유종을 몰아낼 뿐 아니라 녀석들에게 질병을 옮기고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다. 뉴트리아가 인기를 끌만 한 메뉴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개체수가 늘어난 침입종 동식물이 점점 더 요리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침입종을 먹거리로 삼는 운동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요리와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좋은 점이 있다. 야생 지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침입종을 생각해보라. 여기에 요리사들이 흔히 말하는 ‘지역 농산물 소비하기’나 버려지는 부위 없이 동물을 소비하자는 의미의 ‘주둥이에 서부터 발굽까지’라는 표현을 가미하면 이 운동의 지지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환경 보호에 첫걸음을 뗄 수 있는 훌륭한 요건을 갖추게 된다.

환경에 해롭지만 맛있는 침입종인 쏠배감펭을 예로 들어보자. 남태평양과 인도양이 원산지인 쏠배감펭은 1980년대에 대서양에서 처음 발견됐다. 생물학자 알렉스 포그는 쏠배감펭이 산호초에 너무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대서양의 고유종 중에는 포식자가 없어 녀석들이 “두려워할 대상이 없다”고 말한다. 포그는 쏠배감펭에 독이 있기는 하지만 요리를 하면 사람에게 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야생동물을 도살하는 일을 상상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쏠배감펭을 먹는 것을 찬성할 것입니다. 자신들이 이 동물을 먹으면 환경에 이로운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는 말한다. 한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바로 그런 명분 때문에” 쏠배감펭이 자신이 유일하게 먹어본 동물이라고 포그에게 말했다. 

잉어 역시 수로를 잠식했다.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음식점 ‘배턴루지’의 요리사 필리프 파롤라는 침입종 전문 웹사이트 ‘이길 수 없으면 먹어버리자!’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잉어를 튀기기만 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둥근 냉동 어묵 형태로 만든다. 그는 음식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학교의 식당과 스포츠 경기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아마도 가장 악명 높은 침입종은 ‘남부를 집어삼킨 덩굴식물’이라 불리는 칡일 것이다. 칡은 1876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세계박람회를 통해 일본에서 미국으로 공식적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주변 서식지를 갉아먹어왔다. 요리사 매트 마커스는 애틀랜타주에서 손님들에게 칡을 절임, 건조, 발효, 튀김 등의 형태로 피칸과 갈색 버터를 곁들여 선보였다.

칡은 또한 앨라배마주 걸프쇼어 지역의 누상스 그룹 소속 요리사 크리스 셰릴에게도 영감을 줬다.

“미국 남동부의 모든 요리사들이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제초제를 뿌리지 않은 도로와 전신주 인근에서 칡을 캐서 올리브와 구운 도토리, 마늘 많이, 양파 조금 그리고 파마산 치즈를 넣고 갈아서 이 페스토를 만들었죠.” 칡으로 만든 페스토를 내오며 셰릴은 말했다.

그 밖에 야생 돼지도 있다. 야생 돼지에 대해 걱정하는 텍사스주의 공무원들은 녀석들을 ‘네 발 달린 무법자’라고 부르고 요리사들은 녀석들을 ‘멧돼지’라고 부른다. 오스틴의 ‘다이두에 부처샵과 서퍼 클럽’에서 고객들은 ‘인증을 받은 멧돼지’의 비계로 만든 비누를 구매하고 닐가이영양의 머리뼈로 장식된 벽이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한다. 닐가이영양은 1930년대에 인도에서 사냥을 위해 수입한 영양의 한 종으로 현재는 현지의 고유종 야생동물뿐 아니라 소와 목초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요리사 제시 그리피스는 야생 돼지를 잡는 방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며 야생 돼지와 닐가이영양, 액시스사슴이 아주 많은 목장에서 사냥을 한다. 액시스사슴 역시 사냥을 목적으로 수입된 후 일부가 목장을 탈출했다. 

“침입종을 먹는 것은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일”이라고 야생 돼지 타코와 풍미가 가득한 닐가이영양 고기로 만든 살라미 소시지를 먹으며 그리피스는 말한다. 그는 ‘풍부한 맛’이라고 표현하면서 “야생 돼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강조한다. 그는 많은 텍사스주의 주민이 야생 돼지에 독극물을 사용하는데 이는 녀석에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겪게 할 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며 빠르게 사냥하는 편이 인도적이라고 주장한다. “야생 돼지를 한 마리 먹으면 산업식 축산 방식에서 가축을 한 마리 구해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말한다.

이 방법이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그리피스도 알고 있다. “우리가 침입종을 요리에 사용하는 것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는 생물학자도 있었습니다.” 그는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방법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침입종들은 “엄청나게 환경을 파괴하지만 먹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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