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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역사를 보존하다

글 : 아이오나 크레이그 사진 : 모이세스 사만

전쟁이 수백만 명의 예멘인들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역사가와 고고학자들이 고대 문화의 값진 유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말라붙은 와디의 바닥에 선 나는 목을 길게 빼고 우뚝 솟은 거대한 구조물을 바라봤다. 정교하게 마름질된 돌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이는 약 2500년 전에 모르타르도 바르지 않고 매끈하게 쌓아 만든 구조물로 점차 저물어가는 사막의 하늘을 향해 15m 높이로 솟아 있었다.
 
기념품을 파는 어린 행상인들이 관광 명소인 코카반으로 가는 입구에서 장난을 치며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입구 주변은 온통 돌무더기로 뒤덮여 있다. 2016년 2월에 발생한 공습으로 1000년 된 성채가 파괴됐고 일곱 명이 사망했다.
놀라운 토목 기술로 만든 이 고대의 위업을 그저 ‘댐’이라고만 부르는 것은 모욕에 가깝다. 마리브댐이 지금의 예멘에 건설됐을 때 이 댐의 토석 벽 면적은 미국의 후버댐보다 거의 두 배나 됐다. 지금까지도 그 자리에 굳건히 남아 있는 이 거대한 수문들은 우기에 예멘의 고지대에서 동부의 메마른 사막으로 흘러가는 빗물을 조절하는 정교한 장치 역할을 했다. 이 유수는 9600ha 면적의 거대한 사막을 가로지르며 농업용 관개용수를 공급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는 번영하는 경제 중심지가 있다. 바로 사바 왕국의 수도였던 마리브다. 사바 왕국은 코란과 성경에 ‘시바의 여왕’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전설적인 군주 빌키스 덕분에 유명해진 아라비아 왕국이다.

BC 8세기부터 시작된 마리브의 전성기에 사바 왕국의 수도는 이 댐을 기반으로 번영을 누렸다. 마리브가 목마른 낙타와 굶주린 상인들에게 비옥하고 물이 풍부한 곳이자 식량을 공급하는 거점이 됐던 것도 이 댐 덕분이었다.
 
후티 반군이 진군해온 탓에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난민 수용소에 있는 한 나무 근처에서 놀고 있다. 이 난민 수용소는 마리브 외곽의 사막 지대에 있다. 한때 강력한 사바 왕국의 중심지였던 마리브는 현재 조용한 석유 도시에서 내전의 최전선으로 바뀌었다.
사바 왕국은 아라비아 남부에서 번영했다. 인도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향 교역로의 중심지인 이곳에서 귀한 유향과 몰약, 그 밖의 각종 향료가 사고 팔렸다. 사바 왕국은 대상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상아와 진주, 비단, 고급 목재 같은 귀중품들이 동서로 이동하면서 이 상품들에 세금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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