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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삶을 체험하다

글 : 재클린 커틀러 사진 : 크레이그 패리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장수에 관한 새 연작을 위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극단적인 방법들을 실천해본다.

크리스 헴스워스는 북극해에 뛰어들었고 밧줄을 타고 오르는 중에 협곡 위의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으며 나흘간 단식을 했고 언젠가 찾아올 자신의 죽음에 대비했다. 이 모든 활동의 목적은 더 오래 살기 위해서였다.

디즈니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6부작 다큐멘터리 <크리스 헴스워스: 리미트리스>에서 그는 지난 10년간 수 편의 영화에서 ‘토르’ 역으로 출연하며 다져온 체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그 자신뿐 아니라 우리의 수명을 연장해줄지도 모르는 생활 습관을 찾기 위해 신체적·정신적 한계에 도전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까지 헴스워스는 “늘 영화를 위해 특별 훈련을 받았다.” 훈련의 목적은 “이번 여름까지 복근 만들기 같은 식이었죠. 그리고 겉모습에 더 치중했어요. 운동을 하면 항상 기분이 좋았지만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심도 있게 탐구해보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호주 바이런베이에 있는 자택에서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리미트리스>는 코로나19 사태와 헴스워스의 영화 촬영 일정으로 여러 번 쉬어 가는 바람에 완성하는 데 2년이 넘게 걸렸다. 이 프로젝트는 2006년에 개봉한 한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바로 영생을 좇는 한 남자에 관한 내용으로 총괄 제작자 대런 아로노프스키와 아리 핸델이 각본을 쓴 <천년을 흐르는 사랑>이다.

그들은 제작사 ‘뉴토피아’와 함께 장수를 주제로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연작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 연작에서 헴스워스는 복잡한 곡예들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외에도 시청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요소들은 많다. 뉴토피아의 총괄 제작자 제인 루트는 이 연작이 공상 과학 소설의 관점으로 수명 연장에 대해 다루기보다는 “만족스럽고 행복하며 활동적으로” 오래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한다고 설명한다.

얼마나 활동적이어야 할까? 극한의 온도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헴스워스는 제작진의 요구에 따라 수온이 2℃밖에 되지 않는 노르웨이의 피오르에서 수영과 서핑을 했다.

피오르에서 입수를 하기 위해 헴스워스를 지도했던 로스 에즐리는 스스로를 그렇게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특출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레이트브리튼섬 주변을 따라 약 2880km를 헤엄친 유일한 인물이자 스포츠 과학자인 그는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를 위해 헴스워스의 훈련을 돕기도 했다. “사람들은 크리스를 배우로 알고 있지만 그를 운동선수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는 말한다. 헴스워스는 학창 시절에 허들 선수로 활동했으며 지금도 서핑을 즐긴다.

<리미트리스>에서 헴스워스는 나흘간의 단식 기간 중에 수중 하키를 한다. 이는 단식의 잠재적인 이점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다. 그는 배가 고프다고 농담을 하며 내내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하지만 예방 치료 전문의 피터 아티아가 당시 37살이던 헴스워스에게 혈액 검사 결과 그가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평균보다 10배 더 높다는 사실을 알려줄 때는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아티아는 매일 운동하고 숙면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면 발병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꽤 겁이 났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사실을 알게 된 덕분에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헴스워스는 말한다.

마지막 방송분에서 그가 현실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소박한 장면들이야말로 우리가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한번은 헴스워스가 노년의 모습을 경험해본 일이 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설계한 것으로 움직임과 청력, 시력을 둔하게 만드는 무거운 수트를 입고 80대 후반이 되면 어떤 느낌일지 체험해봤다. 또한 그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숙고해봤다. 그런 다음 그는 등을 돌리고 앉아 있던 한 고령의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린 순간 그는 그 사람이 노인으로 분장한 아내 엘사 파타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가 헴스워스를 향해 몸을 돌렸고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불현듯 헴스워스는 죽음이 가까워 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그가 땀을 흘리고 추위에 떨며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이유가 자명해진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는가?

“물론이죠.” 헴스워스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말한다. “피터 아티아가 가장 처음에 내게 던진 질문들 중 하나는 ‘20년 혹은 30년 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세상을 떠날 때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것이었어요.”

잠시 말을 멈춘 헴스워스는 이렇게 덧붙인다. “좋은 삶을 산 뒤에 좋은 죽음을 맞는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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