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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리 시대

글 : 제이 베넷 사진 : 크리스토퍼 페인

현대 사회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재로 자리매김한 유리를 기반으로 돌아간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3월의 어느 쾌청한 오후, 아키바 가즈히코와 동료 한 사람이 갓 제작한 제품을 세상에 선보일 만반의 준비를 한 채 일본 지바 고가쿠 유리 공장의 앞마당에 서 있었다. 지게차 한 대가 욕조만큼 커다란 점토 항아리를 운반해 와 두 사람 앞에 내려놓았다. 하늘색 작업복 차림의 두 남성은 보안경과 장갑을 착용했다. 그들은 각자 대형 망치를 집어 들고는 항아리의 바깥 면을 내리쳤다. 망치가 쩍 소리를 내면서 항아리를 깨뜨리자 묵직한 파편이 떨어져 나가면서 안쪽의 값진 내용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낮의 햇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그 단단한 물체는 마치 북극의 얼음처럼 창백한 푸른빛을 발했다.

공장 책임자인 아키바는 감탄하며 뒤로 물러났다. “아름답군.” 그는 말했다. E6라고 알려진 그 물체는 이 회사의 최신품으로 세계에서 순도가 가장 높은 광학 유리에 속했다.
 
일본 지바 고가쿠 유리 공장의 작업자들이 점토 항아리를 깨뜨려서 700kg 무게의 고순도 유리 덩어리 E6를 꺼내고 있다. 약 100년 전부터 이어져온 공법으로 제작된 이 유리는 최종적으로 미국 투손에 있는 애리조나대학교의 과학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도쿄 동쪽에 자리한 지바 고가쿠는 50년 넘게 수작업으로 만든 점토 항아리를 이용해 유리를 생산해왔다. 이 기술의 시초는 스위스 출신의 렌즈 제작자 피에르-루이 기낭이 요업용 교반기를 이용해 용융 유리를 혼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던 18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공정을 기반으로 기포와 불순물이 제거돼 광학용으로 적합한 유리 제품이 탄생했다. 1965년에 일본 기업 ‘오하라 글라스’가 자사의 혼화제를 사용해 이 공정을 더욱 발전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E6, 즉 저팽창 유리는 현재 지바 고가쿠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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